"더 큰 하나 돼달라"…尹 탈당이 국민의힘에 미칠 영향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05.18 06:05  수정 2025.05.18 06:05

윤석열 "떠나는게 대선승리 최선의 길" 탈당

당 "어려운 결단 환영…하나로 뭉쳐야" 강조

한동훈 복귀 등 '긍정 효과' 기대감 피어나

'지지 분산·효과 미비' 등 '부정 효과'도 거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서 오전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선 복잡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부정적인 중도층에 손을 내밀기 위해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은 꼭 필요한 요소였지만, 동시에 지지층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이에 당내에선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지지층 결집과 외연 확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선 윤 전 대통령과 다분히 정치적인 관계 설정을 유지할 뿐 아니라, 김문수 후보와 선대위가 직접 감동 서사를 만들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17일 페이스북에 "길지 않은 정치 인생을 함께 하고 나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은 대선 승리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며 자진 탈당을 선언했다. 지난 2021년 7월 30일 대선 출마를 위해 입당한지 3년 10개월 만에 당적을 스스로 벗은 것이다.


비상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을 향한 탈당 요구는 꾸준히 계속돼왔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지게 된 이번 대선 정국에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윤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의 당적 보유가 당과 김문수 후보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가장 큰 우려는 윤 전 대통령의 잔류로 만들어질 수 있었던 '윤석열 대(對) 이재명'의 구도로 대선이 치러지는 것이었다.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논란을 일으킨 윤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전면에 걸리는 순간 이에 반감을 가진 중도층에게 호소력이 옅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다수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하자 당내에서 존중과 환영을 표하는 메시지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결단을 존중한다. 이제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했고, 나경원 의원도 "대의를 위한 결단"이라며 김 후보 지원을 요청했다.


김기현 의원도 "이재명 후보의 퇴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 요구이며, 역사의 순리"라고 말했고, 신동욱 수석대변인 역시 "이번 탈당을 계기로 대선 승리의 반전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나경원 의원, 권성동 원내대표, 김문수 대선 후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사진 왼쪽부터)이 지난 15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 및 중앙선대위 임명장수여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이 같은 반응들은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됐음에도, 김문수 대선 후보보다 더 많은 관심이 쏠려있던 윤 전 대통령의 거취 문제가 자진 탈당으로 해소됐으니 중도층 확장에 나설 수 있단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또 대선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와 경쟁했던 한동훈 전 대표가 "다음 주 현장에서 국민들과 만날 것"이라며 김 후보 유세를 돕겠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드러냈고, 홍준표 전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유상범·김대식 의원 등으로 구성된 '하와이 특사단'이 18일 출국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윤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 결정이 확실히 당의 전열 재정비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이 당에 부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우려는 두 가지로 나뉘어 관측되고 있다. 이미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이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타이밍을 지난 만큼, 이번 결단이 중도·외연 확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게 첫번째다.


보수 지지층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계엄과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결집을 거듭한 일부 윤 전 대통령측 지지층들이 이번 탈당으로 인해 실망하거나 할 경우 김 후보의 득표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다수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보수 텃밭인 영남권에서도 과반의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미 늦어도 너무 늦었다. 이건 정무적 판단의 미스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그나마 역전을 가져올 수 있으려면 토론에서 반전을 가져온 뒤, 윤 전 대통령이 없어진 당이라는 점을 앞세워 이준석 후보를 포함한 모든 후보들과 빅텐트를 치는 등 직접 감동 서사를 만들어내는 것 밖엔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토로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