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尹 탈당 직후 페이스북에 입장 표명
尹과 절연, 계엄 사과 등 '일정 부분 충족'
"세 가지 과제 수용 여부와 상관 없이
다음 주엔 현장에서 국민들과 만나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다음 주부터 현장에서 국민들과 만나겠다고 예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과 김문수 대선 후보의 12·3 불법 비상계엄 사과에 따라, 자신이 지원 유세에 나설 여건이 어느 정도 마련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지원은 어디까지나 '전제조건 없는 지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17일 오전 윤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 직후 페이스북에 "세 가지 과제가 수용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당을 위해 적극적으로 할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다음 주에는 현장에서 국민들과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날 페이스북에서 언급된 '세 가지 과제'란 한 전 대표가 그간 6·3 대선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지적한 사항을 가리킨다. △12·3 불법 계엄 반대와 과거 '탄핵 반대'에 대한 입장 선회 △윤석열·김건희 내외와의 완전한 절연 △자유통일당 등 극단 세력과의 선 긋기가 그것이다.
이 중 윤석열·김건희 내외와의 절연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하면서 일정 부분 충족됐다. 출당(黜黨)이나 제명을 하는 게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더 뒷맛이 개운했겠지만, 어찌됐든 당적이 정리되면서 연이 끊어졌다고 말할 수는 있게 됐다.
12·3 불법 계엄 반대와 과거 '탄핵 반대' 입장 선회도 김문수 후보가 지난 15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계엄권이 발동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미리 알았다면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은 안된다'는 이유를 조목조목 말했을 것"이라며 "진심으로 정중하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했기 때문에 역시 일정 부분 충족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를 지낸 당인(黨人)이며, 김문수 후보와는 경선 최종 단계까지 경쟁을 했다. 당인이자 경선 상대로서 경선 후보가 선출된 이상, 지원에 나서는 게 당연하다.
따라서 한 전 대표는 줄곧 제시해왔던 '세 가지 과제'가 결코 자신이 지원 유세에 나서기 위한 '전제조건'은 아니라고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마이크를 잡고 김 후보에게 표를 던져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과제'가 반드시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충족이 돼야,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게 지지 호소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날 한 전 대표가 내주부터 현장 지원 행보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탈당 등으로 김 후보 지지 호소를 위한 최소한의 여건은 충족이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지원 행보를 예고하면서도 한 전 대표는 재차 김 후보를 향해 '세 가지 과제'의 완전한 충족을 위한 노력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우리 당 승리를 위해 ①계엄으로 인한 탄핵을 반대했던 당의 입장 선회 ②윤석열·김건희 부부와의 절연 ③자통당 등 극단 세력과의 선 긋기가 필수적"이라며 "이 세 가지 없이 이길 수 없다"고 열거했다.
이어 "대선 후보 토론이 열리는 5월 18일까지 김문수 후보가 그 세 가지를 결단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며 "그 세 가지를 결단하고 수용할 것인지는 김문수 후보의 몫이다. 김 후보의 결단을 다시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세 가지 과제가 수용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나는 우리 당을 위해 적극적으로 할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다음 주에는 현장에서 국민들과 만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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