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가슴곰 짝짓기 시기 본격…“탐방로 벗어나면 위험”

국립공원공단 탐방 수칙 안내 강화

“소리 나는 물품으로 등산객 존재 알려야”

반달가슴곰 활동 지역임을 알리는 포스터.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공단(이사장 주대영)은 지리산 일대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반달가슴곰이 짝짓기 등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함에 따라 지리산국립공원 탐방객을 대상으로 탐방 수칙 안내를 강화하기로 했다.

국립공원공단은 13일 “지난해 계절별로 반달가슴곰 평균 행동권을 분석한 결과, 겨울잠에서 깨어난 봄(3~5월)의 행동권을 1로 봤을 때 여름(6~8월)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약 5.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일반적으로 반달가슴곰 활동이 왕성해지는 짝짓기(교미) 시기는 5월 말부터 7월 사이다. 이 시기 지리산국립공원 일대는 법정 탐방로만을 이용해야 한다. 단독산행보다는 2인 이상 산행을 권장한다. 특히 가방걸이용 종 등 소리가 나는 물품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 반달가슴곰이 접근하지 않는다.

국립공원공단은 안전한 탐방을 위해 출입을 금지한 샛길 입구 등 600여 곳에 반달가슴곰 서식지임을 알리는 홍보 깃발과 무인안내기를 설치했다.

아울러 가을철 성수기(9월~11월)에는 지리산국립공원 탐방로 입구에서 공존 홍보 활동을 통해 가방걸이용 종과 호루라기 등 소리가 나는 물품을 나눠줄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탐방객이 소리 나는 물품을 쉽게 구할 수 있도록 지리산과 덕유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 대피소 등에서 판매를 병행한다. 지리산 종주 능선 10곳에는 고정식 종을 시범 설치할 예정이다.

한편, 반달가슴곰은 사람에 대한 경계심과 회피 성향이 강한 동물로 알려졌다. 국립공원공단은 “탐방로에서 지난 10년간 목격된 사례는 10건으로 동일 기간 지리산국립공원 탐방객 3207만 명 규모를 볼 때 320만분의 1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국립공원공단은 “만약 반달가슴곰을 마주치더라도 일반적으로 곰이 먼저 자리를 피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등을 보이거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뒷걸음으로 조용히 그 자리를 벗어나고, 먹을 것을 주거나 사진 촬영을 위해 다가가는 등 자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지리산 일원은 안정적으로 반달가슴곰이 서식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반달가슴곰과 사람이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탐방객과 지역 주민 모두 탐방 수칙 준수 등 공존의 길을 함께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