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한 삶→전광훈이 키웠다"…민주당 '김문수 견제' 전략은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05.13 04:10  수정 2025.05.13 04:10

대통령 선거 유세 메시지 자료서

'전광훈·극우내란세력' 적극 엮기

김문수, 계엄 관련 첫 사과에도

"윤석열식 '개사과' 국민 모독 뻔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합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6·3 조기 대선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이른바 '전광훈·극우내란세력'과 적극적으로 엮어가려 하고 있다. 불과 며칠 전 '청빈한 삶'이라고 추켜올렸던 것과 달리, 본선에 나서게 된 김 후보를 '망언 제조기'로 몰아세우면서 매섭게 견제하겠다는 계획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는 전날 '21대 대선 유세 메시지 참고 자료'를 캠프 내부에 공유하기 위해 발행했다. 민주당은 해당 문건을 22일간의 선거 운동 기간 메시지 기조로 활용할 계획이다.


해당 자료에서는 이번 선거를 단순히 정당 간 대결이 아닌 '내란의 종식이냐, 내란의 연장이냐'를 결정짓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또 김문수 후보에 대해 '전광훈이 키우고 윤석열이 지지한 후보'라고 지칭하며 "지금도 김문수는 극우 사상과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져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가 노동운동가에서 '극우내란세력'으로 변신했고, 최근에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단일화하겠다고 했다가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되자 말을 바꿨다며 '정치 카멜레온'이라고도 했다. 또 김 후보를 '망언 제조기'라고 몰아세우고, '미래 비전도 국정 철학도 없는 빵점 후보'라고도 낙인을 찍었다.


김민석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김 후보를 내리고 한 전 총리를 올리기 위한 국민의힘의 '강제 단일화' 시도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10일 김 후보를 향해 "시대착오적인 극우이지만, 청빈한 삶을 추구하며 20억 이상의 당비를 오랜 기간 꾸준히 내오다 합법적 경선절차를 거쳐 선출된 후보"라고 평가하며 "후보 교체 공작으로 억울하게 척살 당한 상황에 같은 정치인으로서 깊은 안타까움과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위로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전당원투표 부결로 예상치 못하게 상황이 돌변해 김문수 후보가 본선에 진출하게 되고,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이 시작되자 이번에는 김 후보를 향한 민주당 차원의 맹폭이 이어졌다.


김성회 민주당 선대위 상황실 부실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 이름도 없는 피켓과 선거 운동복을 착용한 선거 운동원들이 돌아다닌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전면적으로 준비가 안 된 선거 운동은 본 적이 없다"며 "공식 선거 운동 개시와 동시에 모든 후보는 전국 각지에 후보 현수막을 게시하는데 다수의 지역에서 국민의힘 현수막이 보이질 않는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국민의힘 당사에도 자당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있지 않다"며 "이제 이번 선거의 성격이 명백해졌다. 준비된 후보와 졸속 후보의 대결"이라고 규정했다.


노종면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김문수 후보는 홍준표 전 후보, 한동훈 전 후보 등 경쟁 후보들을 품지 못할망정 전광훈 목사과 아스팔트 극우만 품고 있으니 한심하다"며 "역시 전광훈의 아바타다. 이러니 전 목사가 '김 후보가 애원하면 반응하겠다'고 큰 소리를 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행 전 비대위원은 한술 더 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싸우기 위해 내란 수괴 윤석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외쳤다. 내란 수괴를 여전히 대통령으로 받들어 모시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며 "김 후보가 극우 목사 전광훈이 키우고 내란 수괴 윤석열이 지지하는 후보임을 확인시켜준다"고 비난했다.


심지어 민주당은 김문수 후보가 지난해 12·3 불법 계엄 사태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이조차 공격의 소재로 삼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대구 서문시장 상인회 사무실에서 현장연결 형식으로 이뤄진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진심으로 계엄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비상계엄이라는 것은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도 안 했지만, 만약 갔더라도 찬성을 안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즉각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내란의 잘잘못은 모르겠지만 국민께서 고통스럽게 여긴다니 죄송하다는 것은 사과가 아니다"라며 "김 후보가 내란에 대해 사과할 마음이 있다면 국민 앞에 제대로 사죄하고, 1호 당원 윤석열을 출당시켜라"라고 했다.


나아가 "후보 자리를 둘러싼 진흙탕 싸움을 벌일 때는 전가의 보도처럼 당무 우선권을 들먹이더니, 왜 내란에 동조한 죄를 씻기 위해 당무 우선권을 사용하지는 않느냐"라며 "김 후보는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극우 내란 후보임을 솔직히 인정하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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