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달러에 '환헤지 ETF' 주목…"현재 환율 약세 일시적일 수 있어"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5.05.13 05:03  수정 2025.05.13 05:03

환율 변동 위험 제한…환노출 상품 대비 성과 ‘우수’

통화시장 변동성 확대 전망…환헤지, 수익률 방어 효과 기대

충분한 고려 없이 무턱대고 매입은 ‘주의’…"연 2% 넘는 환헤지 비용도 고려해야”

이달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안착하는 과정에서 환헤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시장 관심이 향하고 있다. 환율의 우하향세가 예상되는 만큼 환헤지 ETF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환율 약세가 일시적일 수 있음을 충분히 고려하고 매입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RISE 미국S&P500(H)’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5.26%로 집계됐다. ETF 상품명 뒤에 붙은 (H)는 환헤지를 뜻한다. 반면 환노출 ETF인 ‘RISE 미국S&P500’의 1개월 수익률 9.29%다.


같은 기간 또 다른 환헤지 ETF인 ‘KODEX 미국나스닥100(H)’은 19.01%, 환노출 상품인 ‘KODEX 미국나스닥100’은 12.1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동일 지수를 추종하지만 수익률은 환헤지 ETF가 환노출형을 훨씬 앞선 것이다.


이 같은 환헤지·환노출 ETF의 성적 차이는 다른 상품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통상 환헤지 ETF는 원화 약세 상황에서 환노출 상품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나타낸다. 일정 시점의 환율을 고정해 기초자산의 성과에만 영향을 받고,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최근 환헤지 ETF가 선전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원·달러 환율의 급락이 꼽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 미국이 관세 전쟁 이후 환율 전쟁을 펼칠 것이라는 인식 등의 여파로 달러 약세 속도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전일(12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원 오른 1402.4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최근 환율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초 1500원에 근접했으나, 이달 7일에는 1300원대로 진입한 이후 1398.0원에서 거래를 종료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9일(1394.70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기록한 최저치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외환시장은 트럼프 1기보다 하락 속도가 더 가파르다”며 “원·달러 환율은 달러의 약세 속 130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당장 추세적으로 급락을 지속하는 것보다 단기적으로 속도를 조절하며 1300원 중반을 향하는 하향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일리안

업계에서는 환율이 1300원대에 자리잡는 과정에서 통화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환율 약세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환헤지 ETF에 투자하는 전략이 용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환헤지 ETF는 환율의 변동성이 수익률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반면 환노출 상품은 가격에 환율 변동을 반영한다. 환율의 변동 영향을 최소화한 만큼 달러 가치가 떨어질 때 수익률 방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주요국의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통화 절상(환율 하락)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대하고 있다”며 “달러 약세 압력이 추세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환헤지 ETF를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환율 약세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는 만큼 충분한 고려 없이 무턱대고 환헤지 ETF를 매입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헤지에 연 2%가 넘는 비용이 드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박 연구원은 “1년 만기 선물환 기준 현재 환헤지 비용 비율은 마이너스(–) 2.17%”라며 “환헤지로 달러 자산에 투자할 경우, 총 수익률에서 –2.17%포인트의 헤지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