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교보·DB 호실적 행진…iM·다올證 흑전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체질 개선 작업’ 효과
익스포저 감소 및 충당금 선반영 등에 반등 기대감
당국 ‘부동산금융 규제 강화’ 예고에 양극화 지속 전망도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사들이 긍정적인 성적표를 내놓으며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수익 구조가 다변화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무엇보다 대형사들과의 양극화가 극복될 지 주목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 원 이하의 중소형 증권사들이 일제히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속 호실적으로 성장성을 입증한 것이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이후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89.3% 늘어난 193억원이다.
iM증권은 5분기 만에 흑자 전환해 주목된다. 회사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259억원을 거두며 직전 분기(-428억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도 전분기(-605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다올투자증권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60억원, 당기순이익 95억원을 거두며 실적 반전했다. 이 외에도 교보증권, DB증권 등이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는 ‘수익 구조 다변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확실성 해소’가 거론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대형사 대비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체질 개선 작업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차증권의 호실적은 세일즈앤트레이딩(S&T), 리테일 부문이 견인했다. S&T 부문은 자기자본을 활용한 수익 창출 극대화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690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했고, 리테일 부문은 금융상품 판매 증가 및 VIP 고객관리 강화 등에 힘입어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iM증권은 리테일 부문이 15년 연속 적자였으나 올해 1분기 흑자가 된 것으로, 연초 새롭게 추진한 공동영업팀 제도가 영업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2분기인 현 시점에도 리테일 부문의 노력이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연내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투자은행(IB) 부문과 관련해서도 움직임이 포착된다. 현대차증권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실적 변동폭을 최소화했다. 부동산 PF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IB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iM증권은 지난해 대규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하며 재무건전성 강화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전체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9%포인트 축소된 54%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와 충당비용을 대폭 줄였다.
그동안 중소형사는 부동산 PF에 대한 의존도가 대형사 대비 높아 실적이 좌우됐다. 하지만 올 들어 중소형사가 부동산 익스포저를 줄이고, 충당금으로 인한 수익 감소가 선반영됨에 따라 본격적인 실적 반등 흐름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형사 대비 업황 악화 영향을 크게 받는 중소형사가 수익 다각화로 이를 극복하고 호실적을 거뒀다”며 “부동산 PF 충당금 부담이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브로커리지(위탁매매)·IB 수수료, 운용 손익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동산금융 규제 강화로 양극화가 해소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시선을 내비쳤다. 금융위원회는 6월 부동산금융 총 익스포저 한도 도입, 순자본비율(NCR) 위험값 차등화 등 증권사의 건정성과 유동성 관리 강화에 대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부동산금융 관련 위험값이 전반적으로 상향되면 중소형 증권사의 위험투자 여력 저하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며 “달라지는 부동산금융 시장 환경과 규제환경에 대한 사업·재무적 대응 여력 등이 양극화를 지속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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