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나 리스크 최소화하자는 전략
김경수·김동연에게도 각 세우지 않아
'조갑제·정규재' 만나며 보수진영 구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공개일정을 최소화하며 조용한 경선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충청·영남권 경선 누적 득표율을 90% 가까이 얻은 상황에서, 경선 단계에서는 힘을 빼고 혹시 발생할 구설수나 리스크를 최소화하자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 출석 외 대선 경선 후보로서의 공개 일정은 잡지 않았다.
다만 이재명 캠프는 이 후보 페이스북을 통해 '기후·환경' '의료' 등 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이 후보의 정책 행보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기후·환경 분야 공약을 발표하며 "온실가스 감축으로 '기후 악당국가'라는 오명을 벗겠다"며 "2028년 제3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 유치로 환경 분야에서도 세계에 모범이 되는 'K 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고 했다.
뒤이어 의료 정책으로는 공공 의료 강화와 의대 정원 합리화를 내걸었다. 이 후보는 "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며 "또한 지난 의료 대란은 모두에게 고통을 남겼다. 의대 정원을 합리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23일 역시 경선 TV토론 외에 공개된 일정이 없다. 김경수·김동연 예비후보가 라디오 인터뷰나 정책 브리핑 등에 직접 나서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 후보는 26일 호남 경선에 앞서 24~25일엔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한다. 이 역시 재생에너지 간담회, 민주주의 간담회, 농합과학기술 진흥 간담회 등 주로 정책 등을 귀담아 듣는 간담회 일정에 집중했다.
이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전국을 순회하며 전통시장 등에서 지지자들과 만나는 대신에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기후·환경 △의료정책 등을 비롯해 지금까지 △AI △K콘텐츠 △방산 △금융 정책 등을 발표해 왔다.
김경수·김동연 경선 후보에 대해서도 각을 세우지 않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대 대선 경선에서 '명낙대전'이라는 조어가 나올 만큼 박빙 승부를 펼쳤던 당시 이낙연 후보와 같은 경쟁자가 현재 없는 상황에서, 향후 본선을 염두에 두고 통합 행보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이 후보는 중도를 넘어 보수 표심을 향해서도 구애를 펼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친야 성향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이라고 말해 진보 진영에서 큰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다만 이 후보의 '중도보수' 발언은 중도층이나 보수층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외연 확장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후보는 전날 저녁 한때 보수 논객이라 불렸던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저녁 식사를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이 후보 선거 홍보물에는 보수 상징색인 붉은색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보수 진영을 향한 이 후보의 영리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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