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편’ 시청률 얻고 기획 의도 상실
앨범 홍보 위한 가수들의 억지 출연 ‘비판확산’
SBS 예능프로그램 <절친노트>가 이른바 ‘빅뱅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15%대의 높은 시청률을 올리며 ‘금요일 밤 11시대’를 꽉 잡은 데다, 프로그램 네임밸류 자체를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 이지혜-서지영의 출연 이후, 지지부진 했던 흥행세에 일대 터닝 포인트를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빅뱅 출연으로 <절친노트>는 시청률을 얻는 대신 기획의도를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지영, 이지혜가 등장한 때는 게임보다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대화 시간과 오해를 풀 수 있는 여러 기회를 마련해 준 것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예능프로그램과 별반 다를 것 없는 게임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뜬금없는 장기자랑, 정신없이 몰아치는 게임, 김구라와 문희준의 만담만이 있는 <절친노트>에서 당초의 진지한 기획 의도는 완전히 희석돼 버렸다.
정체성 상실한 <절친노트>
그동안 빅뱅의 대성과 승리의 사이가 어색하다는 것은 빅뱅 멤버들이 TV에 출연해 수차례 밝혀왔다. 따라서 <절친노트>에 빅뱅이 출연한 것은 기획의도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을 살펴보면 다르다.
<절친노트> 출연이 빅뱅 자서전 출판을 전후해 녹화, 방송됐다는 사실은 시청률에 목말랐던 제작진과 자서전을 홍보해야 하는 빅뱅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이에 시청자들도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절친노트>가 빅뱅을 ‘다루는 방법’이었다. 인간관계를 되돌아보고 어색한 관계, 불편한 관계를 타개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라면, 그에 걸맞은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절친노트>에서는 그러한 과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뜬금없는 장기자랑, 정신없이 몰아치는 게임, 김구라와 문희준의 만담만이 있는 <절친노트>에서 당초의 진지한 기획 의도는 완전히 희석된 것처럼 보인다.
특히 ‘빅뱅편’ 에서는 최근 <절친노트>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대성과 승리가 어색한 사이라는데 왜 빅뱅 전 멤버들의 성적표를 공개해야 하고, 이상한 분장으로 억지웃음을 유발해야 하는 것일까. 그들의 관계가 어색한 것이라면 적어도 대화할 수 있는 시간, 공통점을 발견하고 어색함을 녹여내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본질적 목표였는데 말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고질적 병폐 중 하나는 바로 시간이 지날수록 당초 기획의도를 잊고 시청률에 급급한 방송을 내보낸다는 것. 제작진이 조금만 더 신경을 쓰고,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면 한 시간 내내 빅뱅에 의존해 장기자랑, 운동회, 분장쇼로 점철된 실망스러운 방송은 내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긴다.
지금 <절친노트>는 본질과 시청률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다. 차별화 된 개성을 갖고 롱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도기적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절친노트>는 따가운 눈총 속에 ‘그저 그런’ 프로그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절친노트>가 사상 최악의 게임쇼를 보여줬던 ‘빅뱅편’을 계기로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을까. 프로그램이 본질과 의도를 잃지 않고 발전적 작품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시청자들은 기대하고 있다.[데일리안 = 우동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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