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서울에서 왜 1300원 내야 하나"

입력 2009.02.17 14: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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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 질문>김성태, 서울지하철 9호선 요금 논란에 강력 항의

한승수 "협의과정 주의 깊게 지켜 보겠다"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이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17일 국회는 한승수 국무총리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을 불러놓고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가졌다. 특히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은 한 총리를 상대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지하철 9호선 요금 문제를 거론하며 강력 항의했다.

김 의원은 “서울지하철 9호선의 경우 민자사의 극한 이익추구로 1000만 서울시민의 발인 지하철 요금이 50%가량 인상될 우려가 있다”면서 “이는 서울시민의 편익을 위하는 게 아니라, 30년의 운영기간 동안 자신들의 영업이익 확보만을 고려한 주장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중’을 위해 운영되는 ‘대중교통’을 민자 운영사 마음대로 자기들의 배만 채우는 데 사용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또 이는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9호선 이용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1300원을 내고 지하철을 타야 한다는 지적. 그는 “어느 지역 주민은 900원에 지하철을 타는데, 똑같은 서울시내 살면서 세금을 내고 똑같은 지하철을 타는데도 불구하고 왜 1300원의 요금을 내야 하는 것이냐. 이게 30여년이 넘게 변변한 대중교통 하나 없는 고통을 참고 견뎌온 뒤, 이제야 지하철을 탈 수 있게 된 이 나라 국민에게 정부가 내놓을 정책이냐”고 따졌다.

이에 한 총리는 “김 의원의 분노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원래 서울시와 정부측이 1600원으로 합의했다가 절충해서 1300원으로 내 놓았다. 여기에 감액 요인이 발생해 현재 협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어 “시민 부담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도록 적정요금이 책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협의과정을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인천국제공항 통행요금이 과도하게 비싸다”면서 “민자는 비싸도 되느냐. 인천국제고속도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민간자본유치촉진법’에 의거해 공공사업에 민간자본을 적극 도입하여 건설된 도로다. 하지만, 이렇게 건설된 민자 사업들이 국민의 편익 증진이 아닌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또 “요즘 기업들은 대통령이 ‘비즈니스 프랜들리’라고 하니깐 대통령과 같이 놀려고 하고 있다”고 기업들을 정면 비판했고, 한 총리는 “김 의원이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정말 문제”라고 맞장구 쳤다.

강봉균 "MB정부는 노골적으로 대기업 옹호"- 한승수 "MB정부의 기조는 시장이고 기업"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인 민주당 강봉균 의원은 경제위기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그동안 정부가 쏟아내는 각종 처방들이 국민들과 경제주체들에게 전혀 신뢰를 주지 못하고 불안만 가중시켜 왔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특히 “왜 금산분리법 개정을 그렇게 서두르고 있는지 모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정부의 위기 수습 대책은 무엇이 시급한 것인지 우선순위 감각도 없이 정부가 제출한 법안은 무조건 원안대로 통과시켜 달라고 하니까 국회에서 입법전쟁이 벌어진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한 총리는 “우리는 수출 주도형 경제다. 세계 경제 위기가 오는 과정에서 지난 1일 수출이 32.8%나 줄었고, 더 이상 수출해 성장하기는 어려운 고비를 맞았다. 내수를 진작시켜야 한다. 그 방법은 감세와 규제완화”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어 “이는 지금의 경제위기 이후에도 필요하다”면서 “금산분리는 국내 기업의 여유자금을 높이고 국내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멀쩡한 일자리가 대량으로 줄어들고 있는데도, 정부는 신성장동력산업이다, 녹색뉴딜 사업이다, 4대강 정비사업이다, 해서 수년 뒤에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중장기 구상을 쏟아내고 있으니까 국민들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신성장 동력은 장기적이다. 위기가 끝난 뒤에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은 장기적인 게 녹색성장이고 단기적인 게 뉴딜 정책이다. 4대강 정비사업에 14조 투입해서 19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뉴딜쪽에 속한다. 정부로서는 어떤 나라보다 빠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올 6월 안에 예산의 60%를 집행해 내수를 진작하고 신성장 동력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과 한 총리간 공방도 있었다. 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747정책과 관련, “총리는 아직도 7%성장 공약이 유효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한 총리는 “지난 번에도 얘기했다”면서 “7% 성장을 달성하는 것도 좋지만 성장잠재력을 7%로 올린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경제관료들이 상당히 유능하다. 대통령이 어떤 것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일을 하는데, 대통령과 총리가 자꾸 7% 성장 얘기를 하니깐 급하지도 않은 것들을 자꾸 얘기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공격했다.

강 의원은 “MB정부는 여전히 대기업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수도권 규제완화를 서두르고 있다”고 지적하자, 한 총리는 “이명박 정부의 기조는 시장경제고 기업”이라며 “기업이 잘 안 되면 일자리 창출도 할 수 없다.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잘 돼야 하다는 것이다. 또 지역과 수도권의 균형보다 중장기적인 정책을 통해 규제를 푸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증현 "금융시장 경색 풀기위해 자본확충과 부실채권정리 필요에 전적으로 동의"

한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강 의원이 ‘은행이 경영 간섭 등을 우려해 공적자금을 달라고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에서도 공적자금 투입에 대해 정부가 간섭하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앞으로 공적자금, 준공적자금 사용을 위해 관계 금융기관과 양해각서 체결시 최소한의 계약만을 할 예정이다. 만약 필요하면서 그 이상 가는 법적, 제도적 보안장치를 이번에 추가경정예산안 제출 때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지금의 금융시장 경색을 풀기 위해서는 자본확충과 부실채권정리가 필요하다는 강 의원의 인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새 경제팀이 들어온 이후 제일 먼저 한 것이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 박정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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