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오는 XR ... 韓 디스플레이 차세대 먹거리 될까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02.17 13:12  수정 2025.02.17 13:12

가격·무게 문제로 주춤했던 XR 시장 파란불

기업들 AI 기반 제품 개발... 패널사 수혜 가능성

IT기기·TV 등에 집중됐던 패널 공급 다변화 기대

지난해 5월 14일(현지시간) 美 새너제이에서 열린 'SID 2024' 전시회에서 LG디스플레이 모델이 1.3인치 올레도스(OLEDoS)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LG디스플레이

가격과 무게 등의 문제로 주춤했던 XR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파란불이 들어오고 있다. 메타, 애플, 삼성전자 등의 기업들이 AI(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성능을 고도화한 제품 개발에 집중하면서다. 이에 그간 TV나 모바일, IT기기용 패널에서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았던 국내 패널사들의 다음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지난 11일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XR 산업전망 포럼'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긍정적인 전망을 언급했다. 사용자가 근접거리에서 화면을 접하는 XR기기 특성상, 실리콘 기판을 활용한 엘코스(LCoS), 올레도스(OLEDoS), 레도스(LEDoS) 기반의 고해상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시장의 확장성 때문이다.


XR은 증강현실(AR)·혼합현실(MR)·가상현실(VR)을 모두 포괄하는 상위 개념으로, XR 기기 사용자는 시각·청각·움직임과 같은 다양한 감각을 활용해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주변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체험을 가능케 한다.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해 메타, 중국 업체들은 줄줄이 XR 기기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XR 시장에서 가장 먼저 나섰던 애플 비전프로는 지난해 2월 최초 출시 후 1년 만에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자체 개발 AI 기술 업데이트에 돌입했다. 구글 역시 제미나이AI 플랫폼을 사용한 자체 XR 운영체계인 안드로이드 XR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갤럭시 언팩에서 첫 자사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을 공개한 상태다. 무한은 구글, 퀄컴과 공동 개발 중인 제품으로 삼성전자가 디바이스를 제조하고, 퀄컴이 내부 반도체 설계를, 구글이 앞서 언급했던 XR 운영체계 소프트웨어를 담당한다.


이처럼 빅테크 기업들이 XR 기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그에 필수적인 패널사들의 수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업계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에 주목하고 있다. 실리콘 웨이퍼를 기판으로 사용하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크게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와 '레도스(LEDoS·LED on Silicon)로 불린다.


실리콘 웨이퍼를 기판으로 사용하면 높은 화소 수를 구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품 크기와 무기를 줄이는데도 도움을 준다. 이를 통해 만드는 올레도스와 레도스 등은 빠른 응답 속도와 높은 명암비 구현이 가능해 콘텐츠 구현이 중요한 XR 헤드셋에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애플이 세계 최초로 출시한 비전프로에도 올레도스가 탑재됐다. 이를 단독으로 공급했던 곳은 일본 소니다. 소니는 2011년 올레도스를 세계 최초 개발한 바 있다. 당초 곧 삼성전자가 내놓을 '무한'에도 소니 올레도스가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의 RGB 올레도스 기술 개발로 인해 향후 삼성전자의 XR기기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도스가 탑재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3년 미국 패널 업체 '이매진'을 인수한 뒤 XR기기 시장에 빠른 대응을 위해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지난해 CES에서 RGB 방식 올레도스를 최초 공개했는데 이는 소니가 사용하는 W-OLED 방식보다 밝은 휘도와 저전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고성능 OLED 소자에 독자 개발한 OLED 빛 추출 극대화 기술 'MLA(Micro Lens Array)'를 결합해 휘도(화면 밝기)를 1만니트(nit, 1니트는 촛불 하나의 밝기)까지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대비 약 40% 향상시킨 수치다.


강민수 옴디아 수석은 이와 관련해 "올해 XR 기기용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은 그동안의 XR 시장 부진으로 작년과 비슷한 1700만대 수준이지만 디스플레이, 광학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감안하면 2030년에는 9290만대로 OLEDoS와 LEDoS를 중심으로 대폭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올레도스 시장은 지난해 5억6000만달러(한화 약 8045억원)에서 오는 2028년 13억6000만달러(약 1조9500억원)로 4년간 142.4% 성장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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