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외환 실적 이미 '빨간불'인데…강달러에 '비상'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4.12.17 06:00  수정 2024.1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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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실적 올해만 1000억↓

올해 고환율 이어지며 난항

탄핵 정국 악재까지 '걸림돌'

4대 은행 본점 전경. ⓒ데일리안

국내 4대 시중은행이 외환 운용을 통해 거둔 실적이 올해 들어 1000억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안팎의 불안으로 강달러가 이어지면서 관련 손실이 커진 영향이다.


탄핵 정국 여파로 원화 가치가 더 빠르게 추락하면서 은행들의 외환 실적이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외환거래 손익은 올 3분기 기준 10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7%(1139억원) 감소했다. 외환거래손익은 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부채에서 환율 변동에 따라 발생한 환차손과 외환 트레이딩 과정의 손익 등을 더해 산출한다.


시중은행들의 외환거래 실적이 악화된 배경에는 최근 지속된 달러 강세 기조가 자리하고 있다. 대내외적 리스크로 인해 올 3분기까지 원·달러 환율은 주로 1350원대를 보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정책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면서 강달러 흐름이 이어졌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달러 강세는 더 힘을 받았다. 은행들은 외화자산보다 외화부채 규모가 큰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율 상승 시 타격이 크다.


문제는 앞으로 은행의 외환거래 실적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1410원대로 진입했고, 탄핵 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1430원대까지 치솟았다. 외환당국이 직접 개입해 변동성 완화에 나섰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원화 가치는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 완화로 변동성이 일부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으나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은 내년 상반기까지 1400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외국계 투자은행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미국 금리 상승 및 강달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5월 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은행권은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외화거래 손실이 커지지 않도록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강달러 현상으로 유동성과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 추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외화부채를 많이 보유한 은행일수록 고환율로 인한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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