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 설치 간격 좁혀 같은 면적에 더 촘촘하게 배치
반응 민감도 높여 화재 감지되면 더 빠른 시간 내 작동하도록
전기차 화재 진압에 효과적인 이동식 수조, 소방서에 보강 배치
2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잇따른 화재로 인해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마저 낳고 있는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소방당국이 스프링클러 개선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소방청은 12일 환경부 주관으로 정부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전기차 화재 관련 회의'에 참석해 스프링클러의 설치 간격을 좀 더 촘촘하게 하고 반응속도도 높이는 내용의 전기차 화재대응 개선 방안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건물의 천장 등에 설치하는 스프링클러는 관련 화재안전성능기준 상 물이 뿜어져나오는 헤드 간 거리가 2.3m다. 소방당국은 전기차 충전 구역이 있는 지하 주차장의 경우 스프링클러 헤드 간 거리를 2.0∼2.1m로 좁혀, 화재 시 보다 많은 양의 물이 분사돼 조기 진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헤드 간 거리가 10% 줄어들면 같은 면적에 20%정도 더 많은 헤드를 설치할 수 있다.
스프링클러 헤드의 민감도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헤드는 크게 표준형과 조기반응형으로 나눠진다. 스프링클러는 천장류(Ceiling Jet Flow)에 의해 일정 시간 감열되어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유리벌브가 깨지거나, 퓨즈가 녹아 헤드가 개방되어 소화수를 방수하게 된다.
표준형 헤드는 대체로 설치장소의 최고 주위온도보다 60도 이상 높은 온도를 감지했을 때 반응해 작동한다. 조기반응형 헤드는 이 온도 차이를 줄여 열원이 감지됐을 때 보다 빠르게 작동하는 방식이다.
조기반응형 스프링클러 헤드는 주로 공동주택이나 노인복지시설·아동복지시설의 거실, 오피스텔·숙박시설의 거실, 병원·의원의 입원실에 설치돼 왔다. 사람이 머물고 있어 화재 시 인명피해 가능성이 높은 곳들이 주요 설치 대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스프링클러 헤드의 민감도가 높아질 경우 오작동 가능성도 커질 수 있는 만큼 충분한 검토를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1일 오전 6시 15분께 아파트 지하 1층에서 벤츠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해 8시간 20분 만에 진화됐다. 이 화재로 지하 주차장에 있던 차량 40여대가 불에 탔고, 100여대가 열손 및 그을음 피해를 입었다. ⓒ연합뉴스
소방청 관계자는 "스프링클러 설비 경우 전기차 충전 구역에만 적용할지, 아니면 지하주차장 전체를 대상으로 할지 등 충분한 검토와 전문가 의견 청취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전기차 화재진압을 위한 전용 장비를 보강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전기차 화재진압 장비로는 불이 난 차량을 덮는 질식소화 덮개, 차량 주변에 물을 채워 배터리팩 열기를 식히는 이동식 소화수조, 화재가 난 전기차 밑바닥에 밀어 넣어 상향으로 물을 분사하는 방사장치가 있다.
이중 전기차 화재 진압 시 배터리팩 냉각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진 이동식 소화수조의 보강이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1월 기준 이동식 소화수조는 전국 소방관서에 202개가 있다. 전국 소방서가 240개인 점을 고려하면 소방서 1곳당 소화수조 1개를 보유하지 못한 셈이다. 올해 94개가 보강될 예정으로, 그 규모를 늘리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질식소화 덮개는 전국에 722개가 있다. 기준 대비 보유율(300.8%)이 충분한 편이다. 방사장치는 1505개로, 올해 236개가 추가로 보강된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동식 수조) 수도 더 늘리고, 제품도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수 있다"며 "화재진압에 사용된 이동식 수조는 불용품이 될 수 있기에 이것에 대한 보강작업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2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주요 방안을 논의한 뒤 내달 초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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