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구 국가비상사태 선언…저출생 추세 반전 노린다 [반전 저출생]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4.06.19 16:23  수정 2024.06.1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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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고위, 저출생 추세 반전 대책 발표

저출생대응기획부·저출생수석실 신설

과거 저출생 대책 반성…“선택과 집중”

일‧가정양립·양육·주거 등 총력 지원

윤석열대통령이 19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 아산홀에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주제로 열린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총력적인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한다. 우리나라의 저출생 현상이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만큼 국가 존망이 걸려있다는 비상한 각오로 가용한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목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19일 이러한 저출생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골든타임이 지나기 전에 추세를 반전시킨다는 목표다.


저고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율은 2015년 1.24명에서 2023년 0.72명까지 추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출생아 수는 2015년 43만8000명에서 2023년 23만명으로 반토막 났다. 이 역시 OECD 국가 중 인구 1000명 당 출생아 수 최하위를 기록했다.


정부는 합계출산율이 2025년 0.65명까지 하락 후 2036년 1.02명 수준으로 소폭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장래인구추계 발표 시마다 합계출산율 전망이 악화해 추가적 악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저고위는 그간의 저출생 정책에 실효성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현상적·백화점식 대응, 저출생의 구조적 원인인 일자리, 수도권 집중 등은 저출생 대응 관점에서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직접적 지원이 부족한 가운데 분절적인 지원이 이뤄졌고 엄정한 효과성 평가도 미흡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2023년 저출생 대응 예산은 47조원이었으나 직접적 관련성 기준 등으로 재분류 시 2023년 23조5000억원이 실질적인 저출생 예산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저출생 대응 관련 교육부·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 등 여러 부처가 지원하다 보니 복잡했고 유사사업도 많았다. 사각지대 역시 존재해 수요자 만족도가 저하될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다. 특히 엄정한 효과성 평가 없이 기존 정책의 점진적 확대에 중점을 뒀다고 저고위는 설명했다.


공감대 형성 실패, 관행 개선을 위한 기업 동참 및 유인 노력 미흡 등으로 범국가적 역량 결집도 실패했다. 결혼·출산 가치관 및 사회인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사회적 대응 노력이 필요하나 다양한 사회 각계각층(방송계·교육계·종교계·시민사회 등)과 연계한 생명·가족·공동체 가치 함양 병행 노력이 부족했고 일·가정 양립의 실행주체인 기업의 주도적 참여 역시 미흡했다.


저출산 상황 및 정책에 대한 인식.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남녀 90% 저출생 문제 공감…결혼·출산은 부정적 인식


저고위가 전국 25∼49세 남녀 약 2000명 대상 결혼·출산·양육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녀 90% 이상이 저출생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결혼·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았다.


91%가 기존정책이 효과가 없다고, 90%가 저출생 캠페인 효과가 없다고 인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저고위는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변화를 위한 사회적 노력과 함께 청년층 공감이 가능한 맞춤형 홍보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며 “저출생 정책의 주기적 평가를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보강·확대하고 효과가 낮은 정책은 과감히 축소·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1%는 결혼 의향은 있었으나 자금부족 등 경제적 사유로 결혼을 기피했다. 23%는 결혼 의향이 없었다. 남성의 경우 경제적 부담, 여성은 역할부담에 기인했다. 남성은 경제적 조건 개선됐을 때, 여성은 일·가정 양립 가능할 때 결혼 의향이 증가했다.


20대 여성 93%는 출산이후 경제활동을 지속하기를 희망했다. 부모 61%는 가정돌봄 활용을 원했다. 육아시간 확보가 일·가정 양립 핵심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자녀가 어릴수록 육아휴직을, 자녀가 클수록 유연근무를 선호했다.


이에 정부는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는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 등 3대 핵심분야 지원에 집중한다. 초저출생의 직접적 요인과 함께 구조적·사회적 요인에 대한 지속적 정책 대응을 통해 실질적인 정책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긴 호흡으로 사회·문화적 인식 변화 및 관행 변화를 유도하고 상당 기간 지속될 저출생 구조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저출생 대응 관점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수도권 집중 완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등 구조적 요인에 대한 대응 노력 역시 지속 추진한다.


실효성있는 사업 중심으로 저출생 대응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각 부처에 산재한 저출생 사업을 통합 관리한다. 향후 모든 정책에 대해 저출생 대응을 최우선 정책순위 하나로 설정·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 저고위를 인구 비상대책회의로 전환해 매월 개최하고 필요시 지자체·교육청·경제계·언론계·종교계 등과 연석회의를 가진다.


또 (가칭)저출생대응기획부와 저출생수석실을 신설한다. 부처 신설과 연계해 특별회계 및 예산 사전심의제 도입도 검토한다.


아울러 기존사업의 효과성 평가 및 전달체계 개편 등을 추진함과 동시에 실효성 있는 사업 중심으로 저출생 대응사업 지속 확대한다.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은 “이번 대책은 저출생 정책 전환의 시작점이다. 또 초저출생 추세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다”며 “이번에 발표된 정책들은 발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청년, 부모 등 수요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 전달에 역점을 둬 효과성과 체감도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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