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폭력 신고 하루 평균 200건 넘어…구속률은 2%에도 못미쳐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입력 2024.05.27 03:28  수정 2024.05.27 08:46

2019년 교제폭력 피의자 9823명, 지난해 1393명으로 50%가까이 증가

교제폭력에서 일어나는 폭행·협박은 반의사불벌죄…처벌비율 낮아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 최모 씨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올해 1∼4월 넉 달간 교제폭력(데이트폭력)으로 경찰에 붙잡힌 가해자 수가 약 44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체 데이트폭력 건수에 비하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이며, 데이트폭력 가해자 수는 매년 늘고 있지만 구속률은 평균 2% 안팎에 머물고 있다.


26일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말까지 접수된 교제폭력 신고 건수는 2만5967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검거된 인원은 4395명이다. 하루 평균 200건 넘는 교제폭력 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며 하루 35명 정도가 검거되는 셈이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폭행·상해가 3006명으로 가장 많았고 감금·협박이 404명, 성폭력이 146명이었다. 경범 등 기타 범죄로 839명이 붙잡혔다.


지난달 1일에는 경남 거제시 한 원룸에서 20대 남성이 전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검거됐다.

이달 6일에도 서울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이별을 요구한 한 여성이 동갑내기 연인 최모(25)씨에게 흉기에 찔려 숨졌다.


이 같은 교제 관련 살인 가해자 및 검거 인원은 별도로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올해 검거된 피의자 중 구속된 비율은 1.87%(8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교제폭력 피의자 수는 2019년 9823명에서 2020년 8951명으로 줄었으나 2021년에 1만538명, 2022년 1만2828명, 2023년 1만3939명으로 증가 추세다.


최근 5년간 검거된 피의자 총 5만6079명 중 구속된 비율은 2.21%(1242명)인데 올해는 1.87%로 구속률이 더 감소한 셈이다. 교제 폭력의 경우 반의사불벌죄인 폭행·협박 범죄가 대부분으로, 연인 관계다 보니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실제 교제 폭력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해 피해자가 범죄라고 생각하지 못하거나 보복범죄가 두려워 외부에 알리기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 적극적 신고와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김미애 의원은 "경찰은 교제폭력이 살인 등 강력범죄로 진행되기 전에 수사기관, 법원에 의한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 등 적절한 사전조치를 통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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