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안감에 바느질로 소형 녹음기 부착
스마트워치나 휴대전화로 '실시간 도청'까지
전국특수교사노조는 지난 26일 개학기를 맞아 각급 학교 특수학급과 특수학교에서 적발된 불법 녹음 사례를 소개했다. 한 특수학급 학생에게서 발견된 소형 녹음기ⓒ전국특수교사노조
아들에게 녹음기를 몰래 들려 보낸 뒤 수업시간 대화내용을 녹음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들이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며 특수교사를 고소해 논란이 된 '주호민 사건' 이후 불법 녹음이 횡행하고 있다는 특수교사들의 호소가 나왔다.
전국특수교사노조는 "한 웹툰 작가의 아동학대 고소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불법 녹음 내용을 증거로 인정한 뒤 이 같은 불법 녹음이 더 많아졌다"며 "불법 녹음에 정당성이 부여됐다"고 비판했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특수교사노조는 최근 각급 학교 특수학급과 특수학교에서 발생한 '몰래 녹음' 사례를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2일 충청권 모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특수교사 A씨는 지난 12일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 옷소매 안감에 바느질로 부착된 녹음기를 발견했다.
수도권의 한 특수학교 교사 B씨도 지난 23일 학생의 가방에서 녹음기를 발견했다. 녹음기에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수업 내용이 모두 담겨 있었고, 제3자의 녹음 행위는 불법임을 알고 있었지만, 주호민 부부와 특수교사 간 법정 공방을 보면서 학교에 신고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정황상 녹음이 되었음을 알게 된 경우, 휴대전화나 스마트 워치 등 도청 앱을 통해 학부모가 실시간으로 대화 내용을 듣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경우 등 여러 지역 교실 현장에서 불법 녹음이 횡행하고 있다고 노조는 밝혔다.
노조는 "불법 녹음은 아동학대 정황이 있어 일어나는 게 아니다. 학부모들은 본인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불법 녹음을 이용한다"며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발견할 때까지 녹음을 반복한 뒤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짜깁기해 민원을 넣거나, 심지어 아동학대 신고 자료로 쓴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수교사들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수업과 생활지도가 점점 더 두려워진다고 호소하는 형편"이라며 "특수교사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적극적인 생활지도와 행동 중재는 아동학대 신고를 불러온다'는 자조 섞인 글들이 올라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앞서 유명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기 아들을 가르친 특수교사를 고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주호민은 고소에 앞서 아들에게 녹음기를 몰래 들려 보내 교사의 수업 내용을 녹음했다.
이에 따라 재판 과정에서 '몰래 녹음'이 증거로 인정될지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으나, 수원지법 형사9단독(판사 곽용헌)은 지난달 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A씨 재판에서 몰래 녹음된 증거의 효력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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