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위기, 경제에 치명”…정부, 물류비·수출길 확보 사활[예측불허 홍해④]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4.02.12 07:00  수정 2024.02.12 07:00

홍해·수에즈 운하 무력 충돌 사태 장기화

미군, 8일에도 후티 반군 겨냥해 공습

해상 운임 급등…국제유가도 오름세 전환

정부, 자동차 수출용 상선 확보 속도↑

수에즈 운하에 대기 중인 선박들. ⓒ연합뉴스

정부가 홍해발 해운 위기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자 중소기업 물류비 지원과 전용 선적 공간 마련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다부처에서 각각 맞춤형 지원책 찾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홍해와 수에즈 운하 인근 고위험 상황은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일 미국은 예멘 후티 반군을 겨냥한 공습을 감행했다. 미(美) 중부사령부(CENTCOM)는 9일(현지 시간) 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8일 오전 5시에서 오후 9시 사이 8건의 자위적 타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공습 대상은 후티 무인 수상정(USV) 네 척과 발사를 준비 중이던 이동형 대함 미사일 7기다.


미군은 “예멘 내 후티 장악 지역에 있던 이 미사일과 USV들은 역내에 머무는 미 해군 함정과 상선의 목전에 닥친 위협으로 판단했다”며 “이번 조처는 항행의 자유를 보호하고 국제수역을 더 안전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 포격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 후티 반군의 반격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다만 대다수 전문가는 후티 반군 보복을 예상하면서 미국과 후티 반군 공방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2일 ‘세겨경제 포커스-중동 분쟁 확산과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통해 물류 차질 심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자동차 등 특수 선종을 필요로 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선복을 최대한 확보하는 동시에 수출 물류비 부담 경감을 위한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며 “에너지 수급 차질과 원자재 중심 인플레 상승에 대비해 비축유를 확보하고 적시에 이를 방출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동 국가와 협력에 있어 우리 기업 현지 경영활동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될 때까지는 정세가 비교적 안정된 걸프국가를 중심으로 협력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원유 수입원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면 현지 정세 변화에 따라 우리 에너지 안보가 크게 불안해질 수 있으므로 대(對)중동 원유 도입 의존도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원유 도입처 발굴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상 컨테이너 운임지수와 국제유가 변동 그래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사태 장기화 대비 자동차 운반선 임대 MOU


홍해 사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도 비상대응반을 편성해 국내 수출입 기업 지원을 본격 시작했다.


해수부는 공공선주사업으로 새로 발주하는 1만800CEU(Car Equivalent Unit)급 초대형 자동차운반선(PCTC) 4척을 임대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현대글로비스 간에 체결했다.


공공선주사업은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선박을 소유하고 선사에 합리적 가격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세계 자동차운반선 부족 문제로 인한 국내 완성차 업계 수출물류난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했다.


협약식을 통해 선사는 초기 선박 건조 비용 부담 없이 신조 자동차운반선(2027년 인도 예정) 4척을 확보할 수 있다. 선박 선적 공간 일부를 국내 자동차 업계에 우선 배정함으로써 국내 자동차 수출 애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부와 중기부는 운임 상승에 따른 단계별 지원 대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한다. 수출바우처 내 물류비 지원 한도를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유럽·미주지역은 사전에 재고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해외 공동물류센터에 36억원을 긴급 지원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미주와 유럽을 향하는 중소기업 전용 선복을 주당 155TEU로 40% 이상 확대한다. 한국무역협회가 발굴한 선복 수요를 바탕으로 해수부와 협의해 확보한 전용선복 후속 지원 절차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운임이 더 오르면 2단계 추가 조치로 31억원 규모 하반기 수출바우처 지원을 앞당겨 조기 투입 한다. 피해기업 유동성 지원을 위해 선적전 보증한도 우대·보증료 할인, 선적후 보증 대출 만기연장 등 특별 지원도 예정하고 있다.


물류 차질 장기화로 운임이 과도하게 오르면 3단계 비상 대응 조치로 추가 물류비 지원 확대를 관계 부처와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태 추이를 예단할 수 없는 만큼 예상 시나리오별 선제적인 리스크(위험 요소) 관리 방안을 마련해 수출 상승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해 나가고,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기업애로 해소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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