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데도 내 부모 요양병원 보내야 하나…치매노인 입 테이프로 막고 뇌질환 환자 폭행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입력 2024.01.23 09:28  수정 2024.01.23 17:33

인천 한 요양병원에서 입원환자 학대모습 CCTV에 찍혀

80대 치매노인 입 테이프로 막고 10대 뇌질환 환자 폭행

병원, 학대사실 알고도 보호자에게 알리지도 않고 은폐 급급

간병인이 10대 뇌질환 환자에게 폭행을 가한 인천의 한 요양병원ⓒKBS보도화면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간병인들의 입원 환자들을 폭행하고 결박하는 등 학대한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간병인들은 CCTV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버젓이 환자들을 학대해 병원측이 이를 알면서도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22일 KBS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인천의 한 요양병원 병실 화장실에서 뇌질환 환자 A군(19)이 용변을 본 뒤 속옷도 입지 않은 상태에서 간병인은 A군의 머리를 때리더니 강제로 화장실 밖으로 끌어냈다.


A군이 바닥에 주저앉자 간병인은 다리를 꺾어 올려 질질 끌고 갔다. A군은 침대에 던져진 뒤 손과 발이 묶였다. 해당 장면은 병실 내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간병인이 10대 뇌질환 환자에게 폭행을 가한 인천의 한 요양병원ⓒKBS보도화면

한 병원 직원은 "그걸(CCTV영상을) 보고 너무 놀랐다"며 "(피해 환자는) 까꿍놀이를 좋아하는 세네 살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다. 자기방어가 전혀 되지 않는 아이"라고 매체에 전했다.


병원은 사건 직후 관련 사실을 보고받았지만 환자와 간병인을 분리하지도 않았고 보호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군에게 다친 곳이 없었고,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일이 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간병인이 치매 노인 환자 입에 테이프를 붙이거나(왼쪽 사진) 10대 뇌질환 환자에게 폭행을 가하기도 한 인천의 한 요양병원.ⓒKBS보도화면

이 병원의 또 다른 간병인은 80대 치매 환자의 입에 박스 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다. 한 병원 직원은 "전혀 거동을 못 하시는 분인데 사람을 그렇게 대하면 안 되는 거잖나"라며 "(간병인이) 인간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으시더라"고 매체에 전했다.


병원 측은 간병인의 환자 폭행에 대해 "환자의 예측 불가한 행동을 고려했을 때 행위는 거칠게 보이더라도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간병인이 환자 입을 박스테이프를 붙인 행위에 대해선 "환자가 변을 입에 넣으려고 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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