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살았던 시그니엘…알고 보니 '3개월 단기 임대'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입력 2023.11.30 17:50  수정 2023.11.30 17:52

뉴욕 출신이라고 거짓말하고…외국 유명 의과대 졸업한 것처럼 속이기도

자신 성별 남자로 위장하기 위해 주민등록증도 위조…경호원도 상시 대동

검찰 관계자 "경찰과 협의해 '공범 및 여죄 관련 수사' 면밀히 진행하겠다"

전 여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의 재혼 상대로 알려진 뒤 사기 의혹이 불거진 전청조씨가 31일 오후 서울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각종 투자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청조 씨가 피해자들에게 재력가 행세를 하기 위해 거주했던 최고급 아파트 '시그니엘'이 본인 소유가 아닌 3개월 단기 임대였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 씨는 시그니엘에 거주하는 동안 피해자들을 여러 차례 초대해 자신이 큰 재력을 지닌 것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들에게 돈을 투자하도록 유인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29일 전씨를 30억원대 사기 혐의, 공문서·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며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전 씨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0월까지 강연을 하며 알게 된 27명에게 수천억원대 자산가 행세를 하며 투자금 30여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20~30대 사회 초년생으로 전 씨처럼 '부자가 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모인 이들이었다. 전 씨는 이들을 자신이 살고 있던 잠실 레지던스 시그니엘에 초대하거나 렌트한 고급 슈퍼카에 태워주는 방식으로 현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전 씨는 실제로 시그니엘의 소유권을 갖고 있지 않고, 월 3500만원에 3개월 단기 렌트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그는 자신을 뉴욕 출신이라고 거짓말하거나 외국의 유명 의과대학을 졸업한 것처럼 학력을 속였다. 또한 자신의 성별을 '남자'로 위장하기 위해 주민등록증 뒷자리가 1로 시작하도록 위조하고, 신비감을 주기 위해 외부 활동을 할 때는 여러 명의 경호원을 상시 대동했다.


검찰은 전 씨의 경호팀장 역할을 한 A 씨도 공범으로 구속 기소했다. A 씨도 전 씨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해왔지만, 검찰은 그가 사기 자금을 자신의 계좌에 관리하고 자기 명의로 시그니엘과 슈퍼카 렌트를 해 전 씨에게 제공하는 등 범행에 핵심 역할을 했다고 봤다. A 씨는 전 씨에게 자신의 신용카드를 가입비 1000만원의 '블랙카드'처럼 보이도록 래핑해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과 협의해 공범·여죄 관련 수사를 면밀하게 진행하고, 범죄수익은 끝까지 추적해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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