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보험 영업 적자 면했지만…본업 경쟁력 복구 '아직'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입력 2023.10.29 06:00  수정 2023.10.29 06:00

올해 상반기 보험손익 플러스 전환

단기납 종신 상품으로 수익성 개선

보장성 위주 포트폴리오 재편 지적

보험사 먹구름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본업인 보험 영업을 통해 벌어 들인 돈이 올해 들어 반년 동안에만 3조원에 달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린 모습이다.


다만 지난해 기록한 18조원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서는 보장성보험 위주로 상품 구조를 개편하는 등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보사들의 보험손익은 총 2조7809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사별로는 삼성생명이 8183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신한라이프생명 3125억원 ▲한화생명 3097억원 ▲교보생명 2782억원 ▲NH농협생명 191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생보업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험손익에서 18조579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떠안았다. 개별로 봐도 무려 16개사가 적자였다. 10여년 전에 판매했던 저축보험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이 많이 몰린 탓이다.


생보사들은 유동성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절판마케팅을 통해 고금리의 저축보험을 판매해 극복했다. 저축보험은 가입 시 전체 보험료를 한번에 내는 일시납 보험이 많아 당장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보험료가 높은 단기납 종신보험을 판매하면서 보험수익이 급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생보사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5년, 7년안에 보험료를 납입하면 중도해지시 환급률이 100%를 넘기는 단기납 종신보험을 불티나게 판매했다. 이는 보장성 보험이지만 저축보험처럼 짧은 기간에 보험료를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록한 보험부문 적자를 메우려면 한참 모자라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저축성보험이 아닌 보장성보험 위주의 상품구조 개편과 투자이익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 회계에서는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환급금이 큰 저축성보험 특성상, 보장성보험과 달리 거둬들인 보험료가 수익이 아닌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분간 투자이익을 통한 수익성 개선은 다소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긴축 통화정책이 시작된 2022년부터 보험사 간 수익성 편차가 확대되고 있는데, 고금리 지속으로 이러한 경향이 당분간 지속되며 투자이익의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판매한 단기납 종신보험도 향후 특정 시점에서 해지 환급률이 100%가 넘으면 대량해지로 인해 보험사가 갑작스러운 수익성 악화를 겪을 수 있다"며 "대부분 저축보험에 쏠려있는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작업이 각사의 최대 화두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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