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금 건당 190만원 나왔다…고물가 '불똥' 우려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입력 2023.10.13 06:00  수정 2023.10.13 06:00

지난해보다 5만원 늘어

정비·부품 가격 상승 탓

서울 강변북로를 달리는 차량들의 모습. ⓒ뉴시스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지급한 자동차보험금이 건당 5만원가량 늘어나면서 190만원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정비요금과 부품 등 관련 물가가 상승하면서 지급해야 되는 보험금도 불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도 계속 오르고 있는 만큼 예상됐던 보험료 인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반기 말까지 여섯 달 동안 손보사들이 고객들에게 지급한 자동차보험의 보험금은 건당 193만원으로, 전년 대비 2.6%(5만원) 상승했다.


이중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점유율 상위사 4곳의 평균 금액은 197만원으로, 더욱 높았다. 특히 삼성화재의 건당 보험금은 206만원으로 유일하게 200만원대였다.


이처럼 고객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이 높아진 것은 보험사가 보장해야하는 자동차 관련 물가가 상승한 탓이 크다. 실제로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는 지난 3월 올해 자동차보험 정비수가를 2.4% 인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당초 정비업계가 주장한 9.9%보다 훨씬 낮은 수치지만, 동결을 주장했던 손보업계에게는 높은 수치인만큼 보험료 산정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부품 가격이 오르고 있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수급 불안정이 장기화 되고 있고 이밖에 부품 원자재와 이를 들여오는 운송비 등이 과거 대비 높은 상태다.


이에 높아진 보험금을 빌미로 보험사들이 되려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를 올리거나, 기대만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오르고 있는 점도 걱정을 더한다.


지난 8월 휴가철을 맞아 자동차사고가 많아지면서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보 등 5개 대형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를 넘겼다.


보험사별로는 현대해상(79.9%)을 제외한 4개 보험사의 손해율이 80%대로 올라섰다. 이밖에 ▲삼성화재 82.8% ▲메리츠화재 81.6% ▲KB손보 80.8% ▲DB손보 80.0% 순으로 나타났다.


손보업계는 이전까지 누적된 적자나 다가올 겨울철 계절적 요인들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향후 보험료 변동에 이목이 쏠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아무리 우수한 경영실적을 거뒀다고 하더라도 각 보험상품별 상황은 각자 다를 수 있어 종합적인 실적만 보고 자동차 보험료의 인하·인상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연말까지 손해율 등을 지켜보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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