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D램 가격, 전월과 동일한 1.30 달러로 보합세
메모리 업계 감산 효과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 하반기 실적 완화 기대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왼쪽)와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각 사
극심한 불황을 겪던 국내 반도체 시장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란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수요 및 공급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가격 지표인 D램 고정거래가격도 지난달 하락세를 멈췄다. 재고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4분기에는 국내 반도체 업계가 완연한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 관측이다.
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전월과 동일한 1.30달러로 집계됐다. D램 가격은 올해 4월 전월 대비 20% 가량 떨어진 이후 8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온 바 있다. 다만 메모리 업계의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9월엔 하락세가 멈춘 것으로 보인다.
최근 5개월간 D램 가격 하락을 주도했던 것은 DDR4(더블데이터레이트4)다. 이는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주요 감산 대상인 레거시(구형) 공정에 속한다. 5개월간의 DDR4 평균 가격 낙폭은 무려 6%에 달했다. 이에 업계는 DDR4 감산 효과로 재고 상황이 개선된 것과 3분기분 D램 계약이 9월에 앞서 대부분 마무리된 것도 9월 가격 보합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D램 가격이 하반기에는 하락을 멈추고 본격적인 상승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증가로 DDR5·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사양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실제로 HBM의 경우 현재 SK하이닉스가 선두로 세대 교체를 이뤄내면서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연이어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PC 등에 주로 탑재되는 DDR5도 교체 수요에 힘입어 가격 반등이 예상된다. 실제로 올 3분기 DDR5의 평균 가격은 0.7% 반등을 보였다. 다만 낸드의 경우메모리카드·USB용 범용 제품(128Gb 16Gx8 MLC) 기준 9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3.82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가격 변동없이 보합세를 유지중이다.
낸드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에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등 다수의 공급사들이 경쟁하는 구조인데다, 모바일 등 주요 시장에서 아직 뚜렷한 재고 확보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낸드 역시 D램과 마찬가지로 지난 2021년 7월 최고가를 기록한 뒤 가격이 줄곧 하락해온 바 있다. 다만 업계가 적극적인 낸드 감산을 이어가는 만큼 하반기바닥 탈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에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여지는 거의 없고, 예상보다 일찍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며 "재고 수준이 낮은 건 아니지만 고객사들은 4분기 공급업체들의 가격 인상안을 더 수월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DDR4는 전분기 대비 0~5%, DDR5는 3~8%의 상승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시장에서 반도체 다운(하락) 사이클 종료 신호가 속속 나오면서메모리 반도체 흑자 전환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3분기 반도체 부문 적자가 3조원에서 4조원대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4분기에는 그 폭을 1조~3조원대로 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3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적자 역시 1조7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분기 2조8821억원의 영업손실에 비해서는 40% 가량 감소한 수치다.또한 6개월 전 예측된 3분기 영업손실 2조3000억원보다도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내년 1분기 흑자 전환을 유력하게 관측하는 분석이 잇따른다.
한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상반기 9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으로, 총 8조9400억원 적자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1일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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