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 치안 대책·취약 지역 순찰 강화 주요 공약
"가로등 조도 높아 시야 확보, 심리적으로 범죄 줄여"
유권자들 "싸움 잘하라" "당연히 민주당 이겨야"
김태우 선대위 조준해선 "모래성에 허장성세"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8일,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아주 이른 시간에 강서구 까치산지구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정이 지나자마자, 모인 이들 모두는 안심귀갓길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어딘가로의 걸음을 재촉했다.
이날 새벽 진교훈 후보의 강서구 화곡 주택가 골목길과 안심귀갓길 점검 일정에 동행했다. 진 후보는 28일 0시 '화곡 주택가 골목 및 안심귀갓길 점검'으로 첫 공식선거운동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선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 성격을 가지고 있다. 전날에는 이재명 대표가 이를 "정권심판 선거인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여야 모두 보선 승리를 위해 모든 당력을 쏟고 있는 만큼 '공식선거운동의 첫 일정은 꽤나 거창한 것이지 않을까'란 생각도 잠시였다.
현장에 도착해 약간의 설명을 듣고 나니, 편한 신발을 신고 간 스스로의 선택에 감사부터 하게 됐다. 9월답지 않게 날이 선선하지 않은데다, 밤중임에도 땀이 조금은 나는 것도 같았다. 일정에 동행한 20대 민주당 청년당원이 "이 정도 거리를 걸어다니는 것도 쉽지가 않았을텐데 진짜 체력도 많이 중요하겠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일행 중에는 재킷을 탈의한 사람도 있었다.
진교훈 후보와 강선우 의원(캠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약간의 경사가 진 골목길을 걷고 또 걸으며 가로등의 조도, 골몰길 CCTV 등을 살피고 안전시설 강화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걸은 시간을 모두 합치면 30여 분 정도였다. 늦은 시간인 것을 감안해 주택가 소음 피해가 없도록 하는데도 캠프는 많은 신경을 쏟았다.
진 후보는 길을 점검하기 앞서 까치산지구대에 방문해 경찰 관계자와 대화를 나눴다. 진 후보는 "실제 안심귀갓길이 있지만, 골목 안쪽으로 빌라촌이 형성돼 있는데 안전시설 등을 강화해야 할 필요는 없느냐"라고 물었다. 범죄자들은 CCTV의 유무부터 확인을 하기 때문에, 골목길에는 더욱 많은 CCTV의 설치가 필요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진 후보에게 이 같은 일정으로 첫 공식선거운동의 포문을 연 배경을 질문했다. 진 후보는 "통상 사람들은 경찰이 하는 일이 아니냐라고 생각하는데, 지방자치단체의 업무 영역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라는 답을 내놨다.
또한 이번 일정은 경찰청 차장 출신인 진 후보가 강조해온 '안전·안심·민생구청장'의 면모와도 일맥상통했다. 진 후보가 강조해온 '안심도시 강서를 위한 6대 안전 프로젝트'는 △구청장 직속 디지털안전상황실 설치 △수산물 방사능 안전검사 강화 △주요 산책로 치안 종합안전대책 △'귀갓길 안심도우미' 등 취약지역 순찰 강화 △안전통학로 조성 및 어린이 안심등교 동행사업 △'디지털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설치이다.
진 후보는 "골목길이 좁아도 가로등의 밝기가 밝으니 시야가 확보되고, 심리적으로 범죄의 우려를 줄여 줄 수 있다"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전봇대에 부착된 신고번호판(위치에 대한 숫자)를 보면서는 "사고가 나게 되더라도 골목길 위치를 알리기 어려우니 위치 번호를 표시, 비상벨을 설치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안심귀갓길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던 진 후보는 "어디를 순찰하는 것이 좋을지 경찰이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진행하겠다" "이런 식의 안심귀갓길 확대 및 환경설계가 필요한 것은 범죄에 대한 사전 예방 효과도 있지만 밝은 골목 자체가 주민을 안심시켜주는 효과가 크다"라는 의견을 피력하는 등 전문적인 면모를 보였다.
동선상 대로로 잠시 나온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유권자들과의 만남이 시작됐다. 진 후보는 겸연쩍은 기색 없이 상가를 방문하거나 버스를 기다리는 구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스킨십을 늘려갔다. 매우 이른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남성은 "싸움을 좀 잘하라"라고 외치며 진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하기도 했다. "당연히 민주당이 이겨야지"라고 외치는 구민도 만날 수 있었다.
'안전 도시' 강서를 만든다는 게 진 후보의 주요 공약이지만 이는 단순히 치안과 관련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진 후보는 "고도제한완화 신속 이행, 화곡 원도심 재개발·재건축 적극 추진과 더불어 '안전도시 강서'를 만들겠다는 것이 주요 공약 중 하나"라며 "33년 경찰행정 경험을 살려 주거환경을 '안전'하게 개선하는 개발을 넘어, 더 높은 차원에서 구민이 '안심'할 수 있는 자치행정을 해낼 적임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일정을 마친 진 후보는 기자를 만나 '안심 귀갓길을 걸어본 소감'에 대해 "곳곳에 안심 귀갓길이라고 하는 표지와 표식이 있다. 전체적으로 밝고 환하다. 여성들이 안심할 수 있고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는 효과는 있는 것 같다. 범죄의 의도나 유혹을 꺾을 수 있는 효과적인 안전 대책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둘러본 곳이 저층 주거지인데, 지역 재개발과 재건축에 대한 요구가 많다. 상대 후보의 '빌라를 아파트로'라는 슬로건에 대한 평가도 궁금하다'라는 질문에는 "김포공항 혁신개발, 원도심 재개발·재건축 추진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라고 했다. 또한 "완화 전에도 추진 가능한 다양한 형태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직접 챙길 것"이라면서 "시간이 돈이기 때문에, 구청장이 된다면 부서 간 협의를 줄이기 위한 지원센터를 만들어서 행정적 절차가 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유권자들과 만남에 대해서는 "이제 점점 시간이 갈수록 적극적인 의사 표시, 지지 표시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보선 선거대책위원회에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 이어 권영세 의원까지 상임고문으로 총출동해 합류한 데 대해선 "모래성이자 허장성세"라고 평가절하했다.
강서구청장에 재도전한 김태우 후보를 조준해선 "반칙으로 퇴장당한 선수"라며 "퇴장을 당하기 직전에 심판에게 항의의 제스처와 함께 큰 목소리로 항의를 하는 모습이 연상된다"라는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관중석에서 보면 누가 반칙을 했는지 너무 잘 보인다. 국민들은 이런 상황을 너무 잘 알고 계신다"라면서 "그 생각과 판단이 표심으로 연결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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