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압박에 변하는 시청 방식…온라인 시장서 찾는 ‘음악 콘텐츠’의 새 길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3.09.22 09:15  수정 2023.09.22 09:16

음악과 토크를 결합한 음악 토크쇼는 TV에서는 비인기 장르로 꼽힌다. 음향 장비부터 화려한 무대까지. 투입되는 제작비 규모는 적지 않지만, 시청률은 잘 나오기 힘든 장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악 콘텐츠를 향한 시청자들의 관심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유튜브를 통해 영리한 전개를 선보이면서, 음악 콘텐츠가 통하는 새 무대가 개척되고 있다.


JTBC 웹예능 ‘비긴어게인’은 지난 2020년부터 꾸준히 유튜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 곳곳을 찾아 버스킹을 하는 콘텐츠로, ‘오픈마이크’, ‘애프터다크’ 등의 코너로 나눠 여러 장르의 무대들을 선보이고 있다.


‘비긴어게인’ⓒ유튜브 영상 캡처

KBS 웹예능 ‘리무진서비스’도 뮤지션들의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는 콘텐츠다. 지난 2022년 2월부터 유튜브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외에도 유튜브 채널 ‘딩고 뮤직’을 통해 공개 중인 ‘킬링보이스’도 여러 가수들의 라이브 무대를 통해 팬들에게 만족감을 선사 중이다.


음향 장비부터 가수별 맞춤 무대까지. 투입되는 제작비 규모는 적지 않지만, 여러 가수들의 무대를 모두 본 방송로 시청하는 시청자들은 많지 않다. MBC ‘음악중심’, KBS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등 지상파 대표 음악 프로그램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KBS ‘더 시즌즈’ 시리즈처럼 다양한 장르의 무대와 가수들의 토크를 진지하게 전달하는 음악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러한 상황 속, 유튜브에서 가수들의 무대를 선보이거나, 토크와 음악을 함께 전하는 콘텐츠들이 인기 장르로 거듭나는 중인 것이다. 앞서 언급한 콘텐츠 외에도 ‘아이유의 팔레트’ 등 가수들이 직접 운영하는 채널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유튜브의 음악 콘텐츠들은 가수들의 음악을 들려주는데 방점을 찍으면서 가성비를 높이고 있다. 화려한 무대 등을 통해 시선을 사로잡기보단, 생생한 라이브 무대를 통해 팬들에게 더 깊은 만족감을 주고 있다. ‘비긴어게인’은 야외무대에서 펼치는 버스킹을 통해 조금 특별한 경험을 제공 중이며 이를 통해 팬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 중이다.


컴백 가수들의 무대는 물론, TV에서는 잘 보기 힘들었던 색다른 무대를 선보이기도 하면서, TV 음악 프로그램이 보여주던 의미도 이어나가고 있다. ‘비긴어게인’은 ‘애프터다크’ 코너를 통해 힙합, 락 등의 특정 장르에 집중한 무대를 선보이는가 하면, 가수 장혜진과 크래비티 우빈의 합동 무대 등 선-후배 가수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그간 본 적 없던 무대를 담아낸 바 있다. (여자)아이들의 미연, 아이브의 레이 등 아이돌 멤버들이 ‘리무진서비스’의 단독 무대를 통해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가창력을 뽐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팬들은 물론, 출연자들 또한 더욱 깊은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TV 음악 프로그램들 또한 온라인 시장을 필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무대별 감상을 원하는 시청자들이 많은 프로그램 특성상, 시청률보다는 유튜브의 영상 조회수를 통해 화제성을 가늠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으며 이에 많은 음악 프로그램들이 클립 영상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 예로 댄서들의 경쟁을 다루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2’는 유튜브 채널 ‘더 춤’을 통해 편집 영상을 비롯해 비하인드를 담은 영상 등을 게재하며 팬들의 열띤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물론 “음악을 찾아 듣지 않은 사람들에겐 일주일에 한 번 마음 편히 들려주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음악을 잘 아시고 즐기시는 분들은 본인의 취향을 가지고 찾아 듣겠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계층적으로 또 기술적으로 소외되신 분들도 있다. 그분들께 새롭고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는 기능을 한다고 여긴다”고 프로그램의 의미를 설명한 ‘더 시즌즈’ 박석형 PD의 말처럼, TV 음악 프로그램만이 할 수 있는 역할도 필요하다.


여기에 영리한 방식으로 변화하는 시청 트렌드에 발맞춘 유튜브 음악 콘텐츠들 또한 나름의 의미를 놓치지 않으며 음악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또 하나의 길이 되고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