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맞대결 가능성에 판커진 보궐선거
일각 '윤석열 대 이재명' 대리전 해석도
'깜짝' 등장에 野 안팎선 전략공천 전망
지역 정가 부글부글…"또 낙하산이냐"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 ⓒ뉴시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 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진 전 차장은 예비후보 검증을 신청했던 이전 13명의 후보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이다. 국민의힘에서 김태우 전 구청장이 나섰을 경우를 대비해 민주당이 숨겨 놓았던 한 수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진교훈 전 차장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많은 고심 끝에 민주당에 입당하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 모집 공모에 지원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견제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자유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 민주당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하고 고심 끝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진 전 차장의 출마로 선거판이 더욱 커졌다고 보고 있다. 이미 검찰 수사관 출신 김 전 구청장과 경찰간부 출신 김 천 차장의 검·경 대결 가능성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대리전으로까지 확대될 공산도 없지 않다. 민주당 입장에서 강서구가 유리한 지역임을 고려하면, 판은 커질수록 좋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사면을 받은 김 전 구청장의 출마는 일단 대통령의 뜻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고, 이 대표의 의지가 실린 민주당 후보와 맞붙는다면 결국 대선 대리전으로 가는 것"이라며 "김 전 구청장이 출마하겠다고 나선 순간 민주당은 전략적인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전 차장도 출마의 명분으로 김 전 구청장을 겨냥했다. 그는 "김 전 구청장이 대법원으로부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유죄판결 받은 뒤 3개월 만에 복권되고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나흘 만에 출마선언을 하는 것을 보면서 강서구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욕감과 실망감을 느끼며 (출마)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진 전 차장을 공천하기 위한 당 차원의 '룰 세팅'이 끝났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검증위는 7월 초 출범하고도 검증 및 컷오프를 세 차례나 연기하는 등 시간만 끌다가 공천관리위원회로 넘겨버렸다.
그런데 공을 넘겨받은 공관위가 이례적으로 '추가 공모'를 공고하며 원점 재검토에 들어갔다. 신청 자격도 기존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에서 '신청일 현재 권리당원'으로 대폭 완화했다. 이는 당원이 아니었던 진 전 차장의 출마 길을 활짝 열어주는 조치다.
진 전 차장의 출마 기자회견에 황운하·임호선 민주당 의원 등 현역 의원 2명이 배석한 것도 눈길을 끄는 장면이다. 경찰대 선배이기도 한 황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진 전 차장은 33년 넘게 경찰에 몸담으면서 치안 전문가로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소개한 뒤 "민주당에 입당하게 돼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지역에서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진 전 차장이 강서구에 오래 거주한 것 외에 지역 기여도가 전무한 '낙하산 인사'라는 게 이유다. 더구나 출마 전 교감도 없었기에 지역 정서를 무시했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한 예비후보 신청자는 "중앙당이 예비후보 등록을 막아서 정작 후보자들은 지역에서 플랜카드 하나 못걸었다"며 "지역 후보들은 아무것도 못 하게 묶어두고 중앙당 정치셈법에 따라 뜨내기 후보를 내리꽂는다면 민심 이반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물론 진 전 차장은 '낙하산 전략공천설'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룰과 관련해 당과 사전 논의도 일절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날 본지와 만난 진 전 차장은 "경찰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강서구에 쭉 거주해왔다"며 "지역에서 오래 정치 활동을 하신 분들은 인지도가 있고 조직도 가지고 있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는데 왜 나를 (견제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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