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률 40.4%, 한국 성장률은 11.5%
한국 소비자의 ‘얼리어답터’ 성향으로 먼저 성장세 둔화
9월 출시될 중형 전기 SUV ‘토레스EVX’. ⓒKG모빌리티
전기차 시장에서 ‘얼리어답터’ 시대가 저물며 국내 전기차 시장 성장세도 주춤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얼리어답터 뿐 아니라 실용적 소비자들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히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은 초기 구매 수요가 상당부분 충족되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에 비해 크게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총 대수는 8만5858대로 전년 동기(7만7005대)보다 11.5% 증가했다. 두 자릿수 성장세는 유지했지만 성장세는 크게 둔화됐다. 지난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52.4%나 증가한 것에 비하면 사실상 급브레이크가 걸린 형국이다.
전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률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올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총 대수는 약 259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4%나 늘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에는 전기차 인프라, 보조금 축소, 화재 위험에 대한 불안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세계 전반적으로 비슷하지만,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트렌드세터로 평을 받을 만큼 전기차 시장 초기부터 빠르고 적극적으로 구매했을 것으로도 분석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국내 소비자들은 ‘얼리어답터’ 성향이 강하다”며 “전기차 구매 의사가 있는 소비자들은 이미 구매를 했고 이 외의 소비자들은 충전요금, 전기차 가격, 감가상각 등 실리적인 고민이 많은 사람만 남았다”고 봤다.
구매 의중이 있는 소비자의 수요는 이미 실구매로 이어졌고 나머지 전기차에 대한 불편이나 불안감을 가진 소비자들을 설득시키는 것이 전기차 제조사들의 과제로 떠올랐다는 의미다.
최근 친환경차 시장의 중심 축이 하이브리드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도 전기차 진영으로서는 큰 위협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기차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현대차·기아와 토요타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올해 상반기 하이브리드 판매량의 증가 영향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기존 삼원계 배터리 대신 저렴한 리튬인산철(LFP)배터리 탑재하며 전기차 가격대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는 수익성보다는 시장 확대에 집중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완성차 중 LFP배터리 탑재에 가장 먼저 발을 들인 업체는 KG모빌리티다. KG모빌리티는 내달 보조금을 적용시 3000만원대에도 구매가 가능한 토레스EVX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KG모빌리티가 선도적으로 LFP배터리 탑재를 선택한 것은 좋은 선택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테슬라를 비롯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LFP배터리로 선회하는 추세 속에서 경쟁력 확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기차 가격 인하는 테슬라가 주도했다. 지난달부터 기존 7000만원대였던 모델 Y를 5000만원대로 낮추면서 보조금 적용 시 4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기아도 내달 경형 전기차인 레이EV를 부활시켜 저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이 차에도 LPF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으로, 업계에서는 보조금 제외 출고 가격을 2000~3000만원 선으로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FP배터리는 기존 삼원계 배터리의 한계를 보완해줄 또 하나의 선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원계 배터리는 화재 위험성 노출이 더 크고 상대적으로 가격도 높지만 LFP배터리는 비교적 안전과 화재 위험이 낮다.
한편, 하반기에는 테슬라의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추진으로 국내 완성차의 전기차 판매 물량도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교수는 “올해 중반부터 테슬라는 (가격 인하라는) 급습을 시작해 7월에 테슬라 예약 물량이 1만대에서 2만대 수준으로 계약됐다”며 “테슬라에 수요가 몰리면서 단기적으로 현대차·기아에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테슬라는 현재 판매량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1만대를 돌파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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