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보건소로 방역 요청 급증…17∼19일 사흘간 500건
지난해 수도권 서북부를 습격했던 이른바 '사랑벌레'(러브버그)가 서울 은평구를 중심으로 1년여 만에 또 출현했다. 러브버그는 질병을 옮기거나 농작물을 해치는 해충으로 분류되진 않지만 생김새가 징그럽고 주택가에 떼로 나타나기도 해 주민들의 방역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21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러브버그가 다시 발견되기 시작한 건 서울에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17~18일쯤이다. 이튿날인 19일부터 은평구 보건소로 들어오는 방역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 은평구청에 따르면 이달 하루 1∼2건에 불과하던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17∼19일 사흘간 500건을 넘길 정도로 폭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여름에는 약 3500건의 방역 민원이 접수됐다.
러브버그의 출몰은 비가 내리고 기온이 오르면서 땅 속에 있던 유충이 성충으로 탈바꿈하기에 적절한 기온과 습도가 갖춰진 탓으로 추정된다. 러브버그는 습한 산지에 서식하는데 은평구에 앵봉산, 봉산, 이말산, 백련산처럼 산이 많다 보니 확산도 빨랐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6월 러브버그가 대거 나타난 것은 때 이른 장마, 폭염과도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보건당국은 러브버그가 출몰할 가능성이 큰 야산과 주거지역 경계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에 나섰다.
짝을 지어 다녀 특별한 불쾌감을 주는 러브버그의 정식 명칭은 파리목 털파리과 '붉은등우단털파리'다. 다른 털파리과 곤충들과 마찬가지로 보통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털파리류의 특성상 장마가 끝나고 날이 건조해지면 자연 소멸하며, 번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수컷과 암컷 모두 죽는다. 꽃의 수분을 돕는 등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익충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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