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단편영화 ‘심심한 여자’의 연출과 각본을 맡아 관객들을 만났던 최영림 작가는 이후 영화 ‘환상 속의 그대’를 집필하며 멜로 감성을 선보였다.
ⓒ
지금은 tvN 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를 통해 드라마에 도전 중이다. 한아름 작가와 함께 집필 중인 이 드라마는 전생을 기억하는 반지음(신혜선 분)이 꼭 만나야만 하는 문서하(안보현 분)를 찾아가면서 펼쳐지는 내용의 로맨스 드라마다. 동명의 만화가 원작이다.
◆ 판타지, 현실 오가며 전달하는 멜로 감성
최 작가가 각본을 쓴 영화 ‘환상 속의 그대’는 친구와 연인으로 얽힌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판타지로 풀어낸 작품이다. 옛 남자친구 상수를 찾아 나선 정숙과 그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양숙의 짧은 만남을 그린 ‘심심한 여자’ 이후 본격 멜로 통해 관객들을 만난 것.
‘환상 속의 그대’는 초반 세 남녀의 엇갈린 감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관객들을 차근차근 몰입시킨다. 사랑스러운 커플 혁근(이희준 분), 차경(한예리 분)과 혁근을 짝사랑하는 기옥(이영진 분). 기옥이 자신의 마음을 숨겨야 했지만, 언뜻 보기에 평범했던 이들의 일상은 차경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무참하게 깨진다.
이때부터는 남은 이들의 감정을 깊이 파고든다. 차경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혁근과 그런 혁근의 옆에서 그를 위로하며 함께 흔들리는 기옥 등 주인공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깊이를 더한다. 나아가 상처를 함께 치유하며 가까워지는 과정까지. 이를 통해 죽음과 사랑에 대한 사유를 유도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독특했던 건, 혁근의 흔들리는 마음을 판타지로 표현해 관객들을 더욱 몰입시켰다는 것이다. 혁근이 차경의 환상을 보는 가운데, 바다를 헤엄치는 차경의 모습이 담기는 등 판타지와 현실을 오가며 눈길 끄는 한편, 이를 통해 혁근의 감정을 이해시켜 나간다.
‘이번 생도 잘 부탁해’는 주인공들의 감정에 방점 찍은 독립영화 ‘환상 속의 그대’와 달리, 지음과 서하의 멜로로 설렘 유발하는 로맨스 드라마다. 주인공들의 애틋하면서도 달달한 로맨스로 폭넓은 시청층을 아울러야 한다는 것. 이에 1, 2회에서는 지음과 서하의 우연한 만남 속 ‘운명적 사랑’을 예고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동시에 18번의 환생을 거친 뒤, 지난 생의 첫사랑이었던 문서하를 찾아 나선 반지음의 독특한 설정 통해 흥미를 자극하기도 했다. 전생과 현생을 오가며 펼쳐지는 이들의 로맨스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그려질지가 관건이 되는 가운데, 환상과 현실을 설득력 있게 오갔던 최 작가가 어떤 전개를 펼쳐낼지 관심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