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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정진상, 2013년 수수한 '9000만원' 출처 남욱이라는 것 알고 있었다"


입력 2023.06.09 20:38 수정 2023.06.09 20:53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정진상, 유동규에게서 2억4000만원 금품 수수한 혐의로 기소

유동규, 이 중 9000만원 전달한 정황 세부 증언…"남욱이 마련한 돈, 애초 약속한 1억에 못미쳐"

"9000만원만 줘야 하니 기분 상해…정진상, 제게 '쿠사리' 줬다"

"부족한 1000만원, 다음날 정진상에게 전달…'형 내일 갖다줄게요'라고 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 2013년 9000만원을 수수할 당시 해당 자금의 출처가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씨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전 실장의 뇌물 혐의 등 공판에서 이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애초 지난달 19일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그는 건강 악화로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정 전 실장은 2013년 2월∼2020년 10월 성남시 정책비서관·경기도 정책실장을 지내면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각종 편의 제공 대가로 2억4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공판에서 이 가운데 9000만원을 2013년 4월 경기 성남시의 한 주점에서 전달한 정황을 세부적으로 증언했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은 주점에서 먼저 정 전 실장과 만나 술을 마시다가, 뒤늦게 도착해 옆방에 대기하던 남 씨에게 9000만원을 받은 후 정 전 실장이 있던 방으로 돌아와 이를 전달했다고 했다. 애초 1억원을 약속했는데, 남 씨가 마련한 돈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유 전 본부장은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에게 1억원을 줘야 했는데 9000만원만 줘야 하니 기분이 상했다"며 "정 전 실장이 저에게 '쿠사리'(핀잔이라는 뜻의 일본어)를 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옆방에 남 씨가 돈을 주기 위해 왔다는 사실을 정 전 실장도 알고 있었나'라는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다면서도 사전에 정 전 실장에게 남 씨가 온다고 이야기했을 수도 있고, 주점에서 남 씨가 곧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 돈을 정 전 실장에게 줬다는 사실을 남 씨에게 말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냥 '형들 줬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모자란 1000만원은 다음날 공사 사무실에서 남 씨로부터 받아 정 전 실장에게 전달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욕을 먹었으니까 '형 내일 갖다줄게요'라고 해서 가져다 줬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위례신도시 사업 당시 박영수 전 특검의 인척이자 대장동 분양대행업자인 이기성 씨, 호반건설과 관련한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선거자금의 흐름도 증언했다.


그는 "이 씨를 만난 적은 없지만 남 씨가 그를 통해 15억원 정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고, 이것저것 떼면 13억원 정도라고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때 김용(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씨가 2억원을 달라고 처음 요청했고, 정 전 실장도 필요하다고 했던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이 13억원 중 5억원은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 씨의 주택 구매 자금으로, 2억3000만원은 선거를 도운 종교단체로 빠진 뒤 자신에게는 최종적으로 1억5000만원이 왔다고 했다. 이 중 1억원은 김용 씨에게, 5000만원은 정 전 실장에게 갔다고 설명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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