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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제주도정 '패러다임 전환'…묵은 과제 풀어낼까 [도정점검-지방선거 1주년 ⑧]


입력 2023.05.29 07:00 수정 2023.05.29 07:0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통합형' 리더십, 與 강세 속 지선 승리

UAM·그린수소 등 미래먹거리 방향 제시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전 참전

'제2공항' 찬반 갈등 여전…돌파구 주목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코로나19 엔데믹 시대, 제주관광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을 위한 세미나'에서 '제주관광의 새로운 봄을 여는 대도약'을 주제로 기조 강연하고 있다. ⓒ뉴시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코로나19 엔데믹 시대, 제주관광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을 위한 세미나'에서 '제주관광의 새로운 봄을 여는 대도약'을 주제로 기조 강연하고 있다. ⓒ뉴시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대표적인 외유내강형 정치인으로 꼽힌다. 온유한 리더십으로 당 안팎 폭넓은 소통을 하면서도, 자신이 계획한 큰 정치 궤도에서 한 번도 이탈한 적이 없다. 이 같은 성품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이었음에도, 이재명 대선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는 동기로 작용했다. '당내 통합'의 상징이었다.


전국적으로 국민의힘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지난해 지방선거였지만, 제주도에서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난 것도 오 지사의 힘이다. 민주당은 경기와 광주·전남·전북 등 전통적 강세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광역자치단체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며 대패했지만, 유일하게 제주에서는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역정권교체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제주 대전환 원년'을 선언한 오 지사는 관광·에너지 산업을 두 축으로 제주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앞장섰다. 도심항공교통(UAM)을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제주의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는 게 대표적이다. 2025년 전국 최고 UAM 상용화를 위해 오 지사는 지난해 한국공항공사·SK텔레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또한 올해 그린수소 생산기지 가동을 시작으로 '그린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 수소버스와 수소청소차 나아가 수소 트램까지 구상을 마쳤고, 2025년 12.5MW급 아시아 최대 그린수소 생산설비 구축 계획이 진행 중이다. 지난 10년 '탄소 없는 섬' 제주의 경험과 성과를 기반으로 대한민국 그린수소 사회 전환의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제주의 전통 산업인 관광업은 기존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저탄소와 콘텐츠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전환을 모색 중이다. 팬데믹 전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의 폭증으로 관광 산업이 호황을 맞이했으나, 수질오염과 쓰레기 처리 등 적지 않은 환경문제도 적지 않았다. 이에 오 지사는 지난해 8월 지속 가능한 ESG 기반 관광산업을 위한 워킹그룹을 출범시켰으며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 중이다.


아울러 팬데믹 종식 이후 회복 중인 글로벌 관광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접근성 회복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 3월 중국 직항노선의 재개에 발맞춰 중국을 방문해 산둥성 항구연합과 추가 직항로 개설을 위한 교류의향서를 체결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아세안 국가들을 대상으로 싱가포르·제주 직항노선을 활용한 홍보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과제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다. APEC이 지향하는 △무역과 투자 △혁신과 디지털 경제 △지속 가능한 성장 등 3대 목표는 제주가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점이 같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APEC 정상회의 개최에 성공할 경우, 제주의 관광은 물론 UAM과 수소산업 전환의 홍보 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세계 정상들이 UAM을 타고 하늘에서 제주의 경관을 보는 장면을 청사진으로 제주도는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 지사는 지난 1월 싱가포르 APEC 사무국을 방문해 제주의 비전과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지난 3월에는 각계각층 1000명으로 구성된 범도민추진위원회를 발족한 상태다. 제주 외에 여러 지역에서도 APEC 유치전에 뛰어든 만큼, 도내 단합과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예산 확보를 위해 국민의힘 인사들과도 격의 없는 소통을 하는 오 지사의 리더십이 특히 빛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다.


최대 고민은 제주의 해묵은 과제인 '제2공항' 문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초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을 제시했으며, 제주도는 도민 경청회를 시작으로 의견수렴 절차에 착수했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제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항공 인프라 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오 지사가 어떠한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지난 23일 제2공항 관련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와 만난 오 지사는 "제주도의 의견을 국토부에 제시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건의한 내용을 잘 살펴보고 면밀하게 검토하겠다"며 "국토교통부에 제주도의 입장을 전달할 때 찬반 양측의 의견을 똑같이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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