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유통시스템 약화 조짐…제도적 뒷받침 필요"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입력 2023.05.23 10:54  수정 2023.05.23 10:58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 정기회의가 진행되고 있다.ⓒ한국은행

국내 화폐 유통 시스템이 현금 사용 감소에 따라 약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화폐 유통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가 지난 19일 한국은행 본부에서 개최한 '2023년 상반기 정기회의'에서 이같은 의견이 나왔다.


회의에서는 최근 화폐 수급 동향, 국내 화폐 유통 시스템 현황 및 해당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대응 방안 등에 관해 논의됐다.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 참가 기관은 한은과 한국조폐공사를 비롯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은행연합회, 우정사업본부, 농협중앙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회의 참가자들은 국내 화폐 유통 시스템이 대체로 잘 작동하고 있지만, 화폐 사용 감소 추세로 최근 시스템이 약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현금 공급과 유통 사업은 일정 수준 이상의 거래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금 사용 감소는 단위비용 증가를 초래해 현금 인프라에 경제적 부담을 가중한다는 설명이다.


아직까지는 현금 필요 시 쉽게 조달할 수 있고, 대부분의 거래에서 사용 가능하며, 화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높은 편이라는 진단이다.


다만 ATM 이용 횟수, 현금 수송 및 정사 물량 등이 크게 감소하면서 비금융 ATM 운영업체, 현금 수송회사 등의 화폐 부문 경영 여건이 악화했다.


해당 기관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용 절감, 사업다각화 및 금융기관과의 수수료 조정 협의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화폐 취급 사업의 수익성이 더욱 저하될 경우 사업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또한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현금없는 사회'로 진전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화폐 유통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다양한 대응 방안들을 제시했다.


우선 현금 사용 편의 제고 등을 위해 현금사용선택권 보장관련법률 제정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지역 및 연령 등에 따라 화폐 사용 여건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점에 감안해 맞춤형 정책 수립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아울러 주화 퇴장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소매·유통업체 등의 매장 내 주화 회수가 가능한 기기(키오스크 등)를 배치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김근영 한은 발권국장(협의회 의장)은 "국민들의 경제활동을 원활히 뒷받침하고 화폐 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화폐 유통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이 중요하다"며 "해당 시스템 참가 기관들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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