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WBC vs 08 김경문호…‘누가 더 셀까?´

입력 2008.08.21 22:06  수정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베이징 올림픽 야구 대표팀.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에서 세계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국야구의 돌풍이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재현되고 있다.

WBC 당시 한국은 아시아 예선 3경기와 본선 조별리그 3경기를 싹쓸이하며 4강 신화를 썼고, 이번 올림픽 역시 7전 전승으로 준결승에 올라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표팀을 보며 많은 야구팬들이 WBC 당시를 떠올리는 것은 당연지사. 게다가 4강 상대 역시 그때와 마찬가지로 숙적 일본이다. 당시 한국은 일본에 0-6 완패, 결승행이 좌절됐다.


2006 WBC 대표팀 ´마운드와 수비의 승리´

WBC 4강신화의 핵심은 강력한 마운드와 탄탄한 수비였다. 한국은 WBC 7경기에서 63이닝 동안 고작 14점만 내주며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 16개의 참가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준결승에서 일본에 6실점만 허용하지 않았다면 1점대까지 바라볼 수 있었던 성적이었다.

당시 한국 마운드는 해외파와 노장 선수들 위주로 구성, 선발과 마무리에 걸쳐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한국 야구의 대들보´ 박찬호가 10이닝 무실점 3세이브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서재응(2승, 14이닝 1실점), 봉중근(2.2이닝 무실점), 손민한(2승, 7.1이닝 2실점), 구대성(1승, 8이닝 1실점), 오승환(3이닝 무실점) 등이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

수비 역시 높은 마운드에 전혀 손색없는 ‘메이저리그급’이었다. WBC 대표팀은 7경기에서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고 출전 선수 전원이 빼어난 수비 실력을 과시했다.

특히 우익수 이진영은 정확한 홈 송구와 다이빙 캐치로 상대팀의 득점을 막으며 ´국민 우익수´로 발돋움했고, 유격수 박진만은 몇 차례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수비 감각으로 한국 야구의 실력을 세계에 알렸다.

그러나 WBC 대표팀의 화력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 주요 타자 중에서 이종범(타율 0.400 2루타 6개), 이승엽(타율 0.333 5홈런 10타점)을 제외하면 3할 타자가 없었다. 김동주, 박재홍의 결장과 이병규(타율 0.192), 최희섭(타율 0.182)의 부진으로 대표팀은 이종범과 이승엽의 방망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준결승 일본전에서 패했던 원인 또한 타선의 침묵 때문이었다.


2008 올림픽 대표팀 ´세대교체 중심으로 떠오른 젊은피‘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본선 7연승을 일군 대표팀의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먼저 투수진을 살펴보면 평균 연령이 WBC때보다 3.6세 젊어졌고(WBC 28.2세,올림픽 24.6세) 30대 이상의 투수는 올해 30세인 정대현 한 명 뿐이다. WBC 4강을 이끈 해외파 투수 중에서 이번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 또한 봉중근 1명에 불과하다.

세대교체 주역은 ‘좌완 원투펀치’ 류현진(21‧한화)과 김광현(20‧SK).

류현진은 지난 15일 캐나다전에서 9이닝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16일 일본전에서 5.1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구대성에 이은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송승준(28‧롯데) 장원삼(25‧우리) 권혁(25‧삼성) 윤석민(22‧KIA) 또한 베이징올림픽에서 새롭게 두각을 나타냈다.

WBC에서 이종범과 이승엽, 최희섭이 중심이었던 타선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다. 올림픽에서는 32세 동갑내기 이승엽과 김동주(두산)가 부진과 부상으로 고개를 숙였지만, 이대호(26‧롯데) 정근우(26‧SK) 김현수(20‧두산)가 중심 타선에서 제 몫을 해냈다. 특히 이대호는 타율 0.429에 홈런 3개를 기록,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우뚝 섰다.

WBC 시절의 약점이었던 출루율과 주루 플레이는 김경문 감독이 내세운 ´발야구´로 업그레이드 됐다. 이종욱(28‧두산)을 비롯해 이택근(28‧우리) 고영민(24‧두산) 이용규(23‧KIA), 정근우 같은 발 빠른 준족들이 뛰어난 타격감과 빠른 스피드를 통한 주루 플레이를 앞세워 팀에 많은 득점을 뽑아냈다.

그러나 올림픽 대표팀은 WBC 대표팀보다 마무리 투수 쪽에서 약점을 안고 있다. 한기주(KIA)는 등만 때마다 계속 실점하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WBC에서 박찬호와 함께 마무리 투수로 펄펄 날았던 오승환은 컨디션 난조로 마운드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따라서 올림픽 대표팀이 WBC 이상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만족스런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마무리 투수들의 부활이 절실하다.

한편 야구대표팀은 22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우커송 야구장에서 열리는 준결승 한일전을 치른다. 일본전에서 승리할 경우 결승에 올라 쿠바-미국 승자와 금메달을 놓고 한판승부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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