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이희만 세림외과 원장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한 섬유질 섭취 부족,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으로 한국인들의 치질 발생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 항문질환이라는 고통을 가지고 오는 분들이지만 진료를 하다 보면 참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그런데 사람이다 보니 공통점도 많다. 치질환자의 경우 대개 3가지로 요약된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치질수술의 ‘3대 난제’는 첫째 치질수술은 많이 아프고, 둘째 수술을 해도 재발이 많으며, 셋째 수술 후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이다.
가끔 일반적인 생각들이 맞기도 하지만 엄밀하게 따져보면 틀리는 경우도 있다.
치질의 경우가 그럴 수 있다.
과학의 발달, 의술의 발달이 함께 치질수술에 대한 일반적인 고정관념을 하나씩 수정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통증에 대해서는, 과거에 비해 수술장비나 통증조절장비의 발전으로 통증으로 인한 고통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둘째, 재발의 문제는 수술 후 재발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요즈음 수술은 수술시 치핵 자체를 거의 모두 제거할 수 있어 재발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
셋째, 마취나 수술의 합병증이나 부작용에 대해서 일반인들은 수술이 잘못될 경우 수술 후 괄약근이 손상되어 대변이 새는 변실금이 생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실제로 과거에 무자격자나 전문의가 아닌 경우 수술시 항문 괄약근의 과다 손상을 초래해 변실금이 생기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최근에는 수술기구의 발달로 항문관의 노출이 용이해졌고 항문외과 의사들도 세밀한 항문구조에 대해 숙지하여 심한 괄약근의 손상을 초래하는 경우는 없다.
또한 마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데, 치질수술시 마취방법에는 안장마취(척추마취), 미추마취. 국소마취 등이 있고 드물게 전신마취를 하기도 한다.
미추마취는 꼬리뼈부위에 주사를 놓는 것으로 경막을 천자하지 않기 때문에 마취 후 두통의 문제는 없으나, 단점으로는 미추의 해부학적 구조의 변형이 상당히 빈번하여 마취실패 가능성이 5-10%이고 마취제가 혈관에 흡수되는 경우 발작과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항문의 국소마취는 치질부위에 마취제 주입 시 심한 통증과 부종으로 불편함이 있고 수술직후 통증이 심한 단점이 있다.
안장마취(척추마취)는 가장 안전하고 통증이 없는 마취방법이다.
엉덩이 주사보다 아프지 않고 마취 성공율이 높으며 수술 후 5시간여 동안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단점으로는 마취 후 두통이 있을 수 있는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침대에 누워 있으면 호전이 된다.
위와 같이 과거와는 달리 치질수술 후 통증, 재발,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술을 꺼려할 필요는 없다.
치질은 초기에 발견하여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수술을 하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
부끄럽다고, 아플거라고, 재발할 거라고, 미리 단정짓지 말고 자신있게 치질탈출을 시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3쾌 중 하나가 쾌변이다. 잘 싸야 시원하고 상쾌한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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