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있는 '마약음료' 배후,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입력 2023.04.19 05:20  수정 2023.04.1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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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음료' 가담자 10명 중 7명 검거…사건 윗선 등 3명 중국에 머물고 있어

경찰, 체포영장 발부 받아 인터폴 적색수배…중국 공안 당국에 국제공조 수사 요청

전문가 "우리 경찰, 해외서 수사하면 내정간섭 문제 소지…중국 공안·인터폴 협조 필수"

"아래 위치한 운반책이나 중간책 잡아서는 범죄 뿌리 못 뽑아…일망타진 위해선 제일 윗선 잡아야"

마약음료 제조·전달책 길모 씨가 지난 10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수사가 국내에서 활동한 제조책 등을 붙잡아 배후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의 배후에서 범행을 계획한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 중간책과 지시를 받고 마약을 전달한 이들의 신원도 파악해 수사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서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와 중국 공안의 공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이스피싱과 마약범죄의 특성상 범죄의 뿌리인 '윗선'이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 공안과의 원활한 공조 없이는 이들을 국내에 송환하고 신병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은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이 반년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범죄'다. 범행을 지시한 '윗선'과 마약음료를 제조·공급한 실무진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꾸리기도 했다. 가담한 일당 수만 10명에 달할 정도로 본격적이었다.


경찰은 현재까지 범인 10명 중 7명을 검거했다. 검거된 7명은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행사를 진행한 아르바이트생 4명과 마약음료를 제조하고 이들에게 공급한 길모(25·구속)씨와 중국에서 건 협박전화를 국내 번호로 변작한 김모(39)씨 등이다.


문제는 검거가 되지 않은 3명이다. 이들 3명은 각각 중국에서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 중간책이자 현재까지 이 사건의 제일 '윗선'으로 드러난 A씨(25·한국 국적)와 '마약음료' 범행 시나리오를 함께 짠 B씨(39·중국 국적), 음료에 탈 필로폰을 전달한 C(32·중국 국적) 씨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중국 공안 당국에 국제공조 수사도 요청했다. 한국 국적인 A 씨에 대해서는 여권 무효화 조치도 취했다.


지난 3일 서울 강남 대치동 일대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음료를 건넨 일당 중 일부가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 ⓒ강남경찰서 / 연합뉴스

형사 전문 김성훈 변호사(김성훈 법률사무소)는 "이런 범죄의 제일 윗선들은 보통 텔레그램을 이용해 계획한 범행을 중간책들에게 지시하는데, 텔레그램은 수사기관이 수사를 위해 이용자의 인적사항 등을 요청하더라도 잘 협조하지 않는다"며 "결국 해외에 있는 윗선을 잡기 위해서는 중국 공안과 인터폴의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다. 우리 경찰이 해외로 가서 수사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내정간섭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어 "지금 단계에서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며 "남은 건 중국 공안이나 인터폴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여주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마약범죄 전문 박진실 변호사(법무법인 진실)는 "보이스피싱 범죄자는 중국 공안에서 협조를 잘 안 해주는 경우가 더러 있다"면서도 "이번 사건의 경우 마약도 엮인 사건이기 때문에 마약범죄를 단호하게 처리하는 중국 공안이 우리 경찰에 협조를 잘 해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이나 마약범죄는 대부분 총책과 중간책이 따로 있고, 그 밑에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단기 고용된 인출책이나 운반책 등으로 철저하게 파트를 나눠서 조직이 돌아간다"며 "업무 내용은 조직 특성상 다르지만 업무를 지시하는 구조가 위(총책)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형식이기 때문에 아래에 위치한 운반책이나 중간책만 잡아서는 범죄의 뿌리를 뽑지 못한다. 일망타진을 위해서는 제일 윗선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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