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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뮤지컬 한 편이 ‘지역’까지 살린다


입력 2023.03.30 07:03 수정 2023.03.30 07:0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5·18 민주화운동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광주’가 올해는 지역 예술인과 동행한다. 네 번째 시즌을 앞두고 광주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에 지역 배우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오디션을 진행하면서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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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라이브와 극공작소 마방진에 따르면 광주문화재단과 함께 지난달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진행된 오디션에는 89명이 지원해 최종 5명이 뽑혔다. 신예 배우 구자언, 나승현, 이수정, 조배근, 황수빈이다.


조배근은 광주 출생으로 신문 배달을 하는 야학생 장삼년 역에 발탁돼 배우 원우준과 번갈아 가며 무대에 오른다. 구자언과 황수빈, 나승현은 광주 시민군 역, 이수정은 평범한 소시민 광주 시민 역으로 발탁됐다. 이번 오디션은 광주 출생, 광주 거주자, 광주 및 전남 지역 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뮤지컬 ‘광주’의 이 같은 행보는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은 지역 예술인들에게는 하나의 ‘기회’다. 해당 지역에서 진행되는 공연 자체가 적기 때문에 기회가 부여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지난해 광주 지역의 공연 건수는 68건(KOPIS 집계 결과)으로 시 단위 지역 중에서도 매우 낮은 순위다.


이와 동시에 제작진 입장에선 좋은 배우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콘텐츠에 지역성을 강하게 부여하면서 광주의 문화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높일 수 있다. 특히 광주는 여타 도시와 비교해도 뮤지컬 분야에서 소외된 느낌이 적지 않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해 뮤지컬의 약 22%(596건), 티켓판매수의 약 68%(약 501만건), 티켓판매액의 약 78%(약 3308억원)가 서울에서 발생했다. 서울 외의 지역으로 봐도 뮤지컬이 티켓 예매수는 부산(약 29만건), 대구(약 26만건), 인천(약 12만건), 대전(약 10만건), 울산(약 7만건), 광주(약 6만건), 세종(약 2만건) 순이었다.


뮤지컬 ‘광주’는 지역 활성화를 위한 작품으로는 매우 적합하다. 일단 작품의 배경이 되는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도시이기도 하고, 이를 국립5·18민주묘지와 추모관, 5·18민주화운동기록관와 연계한 문화 상품으로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광주’가 이미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은 작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 2020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초연에 이어 재연에서는 LG아트센터, 삼연에서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으로 극장 규모를 키워왔다. 2021년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앙상블상, 안무상, 극본상, 음악상(작곡)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창작 부문 프로듀서상을 수상하는 등 관객들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해외 관광객을 끌어 올 여지도 있다. ‘광주’는 지난해 10월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 ‘787 seventh’에서 쇼케이스를 진행, 뜨거운 호응을 받은 광주 기반의 대표적 뮤지컬이다. 500석을 가득 메운 객석에선 기립박수를,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로부터는 ‘전 세계인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호평을 받았다. 또 2021년에는 일본 TV 방송을 통해 일본 전역에 방영되며, ‘아시아의 레미제라블’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광주문화재단 황풍년 대표는 “올해 광주공연 집중을 통해 지역 특화콘텐츠로서 위상을 공고히 다짐으로써,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뛰어넘는 글로벌 콘텐츠로 성장시킬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공연은 5월 16일부터 광주 빛고을 시민문화관.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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