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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뷰(78)] 무명 감독 박성용, 유명해질 때까지


입력 2023.03.28 14:01 수정 2023.03.28 14:0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타협하지 말자"가 철칙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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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앰앤씨(DADA M&C) 소속 박성용 감독이 운영하고 있는 '무명 감독 박성용' 채널은 사회 현상이나 트렌드를 풍자하는 스케치 코미디 채널이다. 회사 채널이지만 박성용 감독은 자신의 이름을 내 건 만큼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 이전에는 광고 위주로 작업해왔다. 갤럭시 스토어 브랜디드 콘텐츠, 웹드라마 뜻밖의 연구소 - 해양수산부 브랜디드, 웹드라마 '기린사원고발락',GC 녹십자 노발락 브랜디드, 세가 마리오와 소닉 AT 2020 도쿄올림픽 게임 브랜디드,웹 예능 '리뷰꾼' - 코어영어소리, 봄베이 브랜디드 등이 그의 작품이다.


그는 '무명 감독 박성용' 채널이 업무 중 하나지만, 현재는 자신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창구라고 소개했다.


"디지털 커머스 회사라 맥락에 부합하도록 광고 콘텐츠 위주로 디벨롭 해보자 싶었어요. 그래서 '무명 감독 박성용'으로 IP를 키우게 됐죠. 직원이지만 정말 제 일처럼 재미있어요. 무명 감독 박성용이란 정체성은 저의 부캐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런 면에서 이름까지 걸고 채널을 만들게 해준 회사에 감사해요."


'무명 감독 박성용'이라는 이름부터가 강렬하다. 자신을 무명 감독이라고 규정한 후 유명 감독이 되기 위해 만들어지는 서사가 흥미롭다.


"하고 싶은 콘텐츠 라인업을 쭉 줄 세워보니 도저히 뭐라고 한 마디로 규정지을 수가 없더라고요. 이걸 보면서 '아 난 다양한 걸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동료 분들과 회의를 하다가 '광고 감독 박성용'은 어떻냐는 의견이 나왔지만 재미가 없더라고요. 더 임팩트 있는 채널명을 바랐어요. 그러다가 '무명 감독 박성용'이라는 이름이 끌리더라고요. 저를 낮추면서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잘 반영한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무명 감독인 것도 맞고요. 하하."


채널이 만들어진 건 재작년이지만 방향성을 이유로 업로드를 중단했다가 지난해 7월부터 리뉴얼해 스케치 코미디로 재편했다. '유튜브 떡상하는 법'을 시작으로 '플러팅하는 법', '직장인 쏘우', '크리스마스니까 소개팅', '이 정도는 해야 식물 인테리어', '젊은 꼰대 참교육', '인스타 감성 맛집 추천요', '연애 프로 겁나 많네' 등 그가 만든 시리즈는 재미있게 우리가 일상 속에 불편하거나 의문을 갖는 지점을 꼬집는다.


"소재 찾는 게 진짜 힘들어요. 일주일 마다 한 편씩 결과물이 나와야 하니까 끊임없이 소재거리를 생각하죠. 그래서 릴스를 진짜 많이 봐요. 하나 보기 시작하면 홀딱 빠져서 시간이 훌쩍 가있더라고요. 주변에서 저를 향해 '시선이 삐딱하다'라는 말을 해주고는 하는데 저도 그 말에 동의해요. 콘텐츠를 볼 때도 그렇죠. 트렌드 관련해서도 '이건 왜 유행하고 있는 거지?' 예를 들어 인스타 감성 카페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은데 이상하게 가보고 싶고 그래요. 너무 경험해 보고 싶지만 이해는 잘 안되는 그런 포인트들이 있는데 저만 그런 건 아닐 거고 생각해요. 제 시선을 담아서 만들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도 매번 사람이 부정적일 수 없고, 일부러 삐딱하게 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 어려움은 있어요. 그래도 채널에 제 이름이 들어가니까 저 그대로를 보여주는 게 맞는 것 같아서 그것만은 흔들리지 않고 가려고 해요."


"최근에 다다 스튜디오 때부터 제 작업물을 봐주셨던 구독자 한 분이 '무명 감독 박성용' 채널 영상에도 댓글을 남겨주셨어요. 그 댓글을 읽고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또 '이 형 언제 뜨냐', '나만 알기 아깝다', '나만 알고 싶다' 등 응원해 주는 분들이 많아요. 댓글 하나하나 다 읽어보며 감사함을 느껴요. 부캐라고 말씀드렸지만 사실 본캐나 마찬가지기도 하거든요.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싶어서 힘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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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터, 연출, 편집을 모두 혼자 소화하고 있다. 촬영 감독과 CG는 회사의 도움을 받고 다다 스튜디오에서 광고를 만들며 함께 작업했던 스태프들과 함께하고 있다. 배우들은 안면이 있거나 오디션을 통해 기용한다.


"배우, 스태프 분들은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이분들이 없으면 안돼요. 저는 배우들이 재미있고 좋아할 만한 대본을 줘야 하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촬영장에서 제가 에어비엔비 호스트라고 생각하거든요. 배우가 재미있게 놀다 갈 수 있도록 현장을 운영하려고 해요. 농담도 많이 하고요. 물론 제가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 되면 예민해지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막 현장에서 화를 내거나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지는 않아요."


배우들 사이에 박성용 감독의 활약 역시 빛난다.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는 박성용 감독이 전면으로 나서 연기를 하고 다른 콘텐츠에서도 얼굴을 비춰 재미를 담당한다. 항상 카메라 뒤에만 있었던 그가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 일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카메라와 사람들 앞에서 서는 걸 정말 못 견디겠더라고요. 지금은 비용 절감을 위해 출연하고 있지만요.(하하) 연기는 제가 해보지 않은 영역이라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채널 운영자로서 얼굴이 노출되는 건 부담이 안되는 영역 아닌가란 생각도 들었어요. 숏박스, 너덜트 채널도 다 본인들이 기획하고 연기도 하잖아요. 크게 거리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즐기고 있습니다. 맨 처음에는 엄청 떨리고 못 해먹겠더라고요.(웃음)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시리즈 땐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힘들어서 스태프들 뒤돌아서라고 한 후 촬영하는 해프닝도 있었어요.."


유튜버 유준호도 '무명 감독 박성용' 채널의 단골 손님이다. 실제 유튜버인 그가 출연해 세계관을 통합한 콘텐츠는 양측의 구독자를 만족시키기도 한다.


"'상여자' 시리즈에 출연한 한소미 배우와 연결고리가 있더라고요. 유준호 씨가 제 채널을 갑자기 정주행하더니 댓글을 달기 시작했고 단톡방이 생기더니 일사천리로 출연이 결정됐어요. 제 영상을 되게 재미있어하셨어요. 더빙 아티스트로 목소리 연기 뿐만 아니라 연기에도 관심이 있으시던 찰나에 만나게 됐죠."


그는 궁극적으로 '진짜 유명해지는 것'이 목표다. 유명해지면 감독으로서 더 많은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이다. 현재 함께 하고 있는 배우 및 스태프들과 더 큰 판에 뛰어들어 재미있게 놀아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의 채널의 정체성과 신념을 지키며 채널을 키우는 것에 정진하려 한다.


"타협은 하지 않으려고 해요. '프로 유튜버' 편이 제 이야기죠. 유명해지고 싶어서 이것저것 다 하지만 마지막에 '타협은 하지 말자'라고 하면서 끝나거든요. 제가 볼 땐 유튜브에 비슷한 콘텐츠들이 너무 많아요. 유행하고 있는 코드를 당연히 활용할 순 있지만 그걸 그대로 따라가고 싶진 않았어요. 제 시선을 거친 소재를 계속 이어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매번 도전하는 느낌인데 이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려고 해요. 구독자분들이 지켜봐 주셨으면 해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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