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간 문턱의 변화①] 휠체어 이용자에 주어진 1%의 좌석…이마저도 ‘케바케’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3.03.28 11:01  수정 2023.03.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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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석은 최소한의 조치 …베리어프리 서비스 부족 문제도 있어”

지난 1월 그룹 세븐틴의 팬미팅 예매 페이지가 열리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칭찬이 이어졌다. 휠체어석의 전화 예매를 오픈하고, 배치도 안내와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까지 함께 기재하며 휠체어 이용자들의 원활한 접근을 도운 것이다. 그러나 이 ‘칭찬’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일부 타 공연에 비해선 너무 더뎠으며, 팬들의 항의 이후에야 이뤄진 변화이기 때문이다.


YG엔터테인먼트, SM엔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들이 주최하는 다수의 공연 및 행사에서는 휠체어석을 전화 예매로 구매하게 된다. 그러나 세븐틴의 소속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는 앞선 행사에서 휠체어석의 예매 창구를 따로 열지 않았고, 이에 휠체어 이용자들은 일반 좌석을 구매한 이후 현장에서 휠체어석을 안내받아야 했다.


서울의 한 공연장. 기사 내용과는 무관.ⓒ뉴시스

일부 휠체어 이용자들은 보호자를 동반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치열한 경쟁 속 2개의 티켓을 예매해야만 공연 관람이 가능한 것이다. 관련 사항에 대한 안내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겪은 한 팬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팬덤 내에서 “휠체어석을 제대로 운영하라”라는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다수의 공연장에는 휠체어 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휠체어석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공연을 주최하는 기획사의 결정에 따라 휠체어석을 아예 판매하지 않는 사례도 존재한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공연장은 좌석 1000석당 1%(10석) 이상 휠체어석을 마련해야 한다. 그럼에도 ‘휠체어석이 있어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들이 존재하면서 그 1% 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애인들의 문화 생활 수준은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보건복지부‧통계청이 지난 2020년에 발표한 ‘통계로 보는 장애인의 삶’에 따르면, 주말에 문화예술 관람을 하는 장애인은 6.9%로 비장애인 20.1%의 1/3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장애인들은 가장 접근하기 수월한 ‘TV 시청’을 통해 소극적 문화 활동을 경험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의 일반주거시설에 거주하는 ‘2020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등록장애인 7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주일 동안 어떤 문화적인 활동에 참여했는지에 대해 알아본 결과, 89.4%의 장애인이 TV 시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문화·예술 관람은 2.0%에 불과했으며, 문화·예술 참여는 3.0%에 그쳤다. 이 외에 취미·자기계발활동 3.8%, 스포츠 3.1%, 여행 5.4% 등 감상 및 관람, 또는 창작과 같은 문화예술 참여에 대한 비중은 극히 낮았다.


물론 전용 예매 창구 비오픈 등이 장애인 문화향유권을 방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술행사 관람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비용 문제다. ‘비용이 많이 든다’고 답한 비율이 27.1%였으며,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는 답변도 14.1%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답변들은 ‘가까운 곳에 시설이 없다’, ‘편의 시설이 불편하다’, ‘교통이 불편하다’, ‘편의 지원이 부족하다’ 등이다. 경제적으로 문화 향유를 할 수 있더라도, 비장인애인에 비해 현실적으로 접근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극장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장애인법에 따르면 장애인석은 ‘공연장, 집회장, 관람장 및 도서관 등의 전체 관람석 또는 열람석 수의 1% 이상’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물론 극장가에서도 이 기준을 충족하고는 있지만, 전체 좌석수의 1%는 지나치게 부족한 숫자였다. 기준을 개별 상영관이 아닌, 전체 상영관에 맞추다 보니 일부 상영관에서는 장애인 관람석을 아예 볼 수 없었던 것. 이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21년 개별 영화상영관을 기준으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이 이용 가능한 관람석을 1% 이상 설치할 것을 권고했고, CJ CGV가 이를 수용했다.


평소 휠체어를 타고 영화, 공연 등을 관람하는 20대 A씨는 “휠체어석의 숫자를 늘리는 것은 최소한의 조치라고 생각한다. 휠체어석의 시야 문제를 비롯해 시각 또는 청각 장애를 가진 장애인들도 관람을 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콘텐츠 부족 문제들도 산재해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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