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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셀프 구제' 논란…비명계 '부글부글' 친명계는 '엄호'


입력 2023.03.23 11:24 수정 2023.03.23 11:27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李 당헌 80조 예외에 조응천 "철통 태세, 과유불급"

김종민도 "졸속 요식행위…방탄 공격 빌미 주는 것"

친명계는 "대표직 사퇴 요구, 전제에 맞지 않는 얘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대일굴종외교 규탄 태극기달기 운동 행사에 참석하 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대일굴종외교 규탄 태극기달기 운동 행사에 참석하 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위례·대장동 특혜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에 당헌 80조를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당내에서 이른바 '셀프 구제'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선출되기 직전부터 당헌 80조 개정과 관련해 '방탄' 논란이 인 만큼, 비명(비이재명)계와 친명계의 대립이 불가피해졌다.


23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무위원회는 전날 이 대표에 대한 당헌 80조 유권해석 결과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며 이 대표의 직위를 유지키로 했다.


당헌 80조는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할 수 있다'는 규정이지만,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사유가 인정될 때는 당무위 의결을 거쳐 예외로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예외 조항은 이 대표가 차기 당대표로 유력하게 꼽히던 지난해 전당대회 직전 신설돼 '방탄'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전당대회 과정에서부터 이를 지적해온 비명계는 이번 당무위 결정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내 대표적인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말 철통같은 태세로, 전반적으로 과유불급"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체포동의안 부결 파동이 방탄 쪽으로 우리 당이 고착되는 것 아닌가란 부담감을 느껴서 그런 일이 생겼다고 볼 때, 시기도 기소되는 날 갑자기 당무위를 소집했다"며, 당무위 개최부터 예외조항 적용까지 전반적인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헌 80조 3항을 보면 '1항의 처분을 받은 자 중 정치탄압 등 부당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라고 돼 있다"며 "1항은 '직무 정지를 받은 자 중 부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경우에 당무위 의결을 거쳐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잠깐이라도 직무정지 절차가 있어야 3항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무위 진행을 이 대표가 아닌 박홍근 원내대표가 대행하면서 직무 정지 절차를 지킨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질의에는 "그건 회피"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정치탄압이라는 건 범죄 혐의가 없거나 있더라도 굉장히 경미한 경우에 검찰이 태도를 달리하려는 경우"라며 "범죄 혐의가 중하거나 말거나 그러면 정치탄압이라는 건 완전히 이건 주관적인 거냐 관심법이냐 이런 의문이 들더라"고 꼬집었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도 전날 당무위 결정 직후 진행된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그냥 두세 시간 만에 두드리고 졸속으로 요식행위하면 민주당은 방탄 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이 대표가 사람들 시켜서 자기 사법보호하려고 방탄하려고 동원한 것'이라는 공격 빌미를 주는 일"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친명계는 당무위의 결정이 옳은 판단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 대표 사퇴 요구에 대해 "전제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방어막을 쳤다.


친명계로 꼽히는 김남국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며 "전례를 보면 지지율이 거의 10% 후반, 20%를 넘지 못하는 경우나, 선거를 치렀는데 총선이든 재보궐 선거든 참패를 해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이낙연 전 대표의 경우 대선 출마 때문에 당헌당규 규정 때문에 당대표를 물러난 경우다. 객관적인 상황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무조건 내려와라 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본다"라며 "최근에 여론조사를 보면 거의 국민의힘 보다 10%p 가까이 높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좀 전제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윤석열정부가 드디어 또 (이 대표를) 기소한 것에 대해 호남 민심은 굉장히 들끓더라"며 "민주당이 모처럼 잘했다. 당헌 80조 가지고 또 이러니저러니 그렇게 갑론을박하지 않고, 또 친명 비명 그런 의견 없이 그냥 80조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려서 당무회의에서 통과해서 당대표직 그대로 해나가는 결정을 한 것은 잘했다 그런 분위기"라고 전했다.


계파색이 옅은 우상호 의원도 당무위 결정과 관련해 비명계 내에서 비판이 나오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우 의원은 KBS라디오 '최강시사'에서 "그런 주장을 하실 분들도 익명으로 하지 말고 사실은 자기 이름을 밝히고 주장하시는 게 좋다"라며 "정치인들이 왜 자꾸 이름을 숨기고 주장을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탄압에 대한 당헌당규의 조항에 따라서 적용한 것은 무리가 없다"며 "내가 만나본 상당수 비명계 의원들의 거의 다수가 검찰 수사는 잘못됐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같이 싸워야 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도 언급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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