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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업계, MZ세대 향한 구애 어디까지?


입력 2023.03.21 07:21 수정 2023.03.21 07:21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전용관 만들고 미래 고객 선점에 사활

‘리셀 시장’ 급부상하자 투자 잇따르기도

오프라인 매장에 디저트 맛집 유치 노력

“향후에도 MZ세대 공략 지속될 것”

현대백화점 목동점 더로비 매장 전경ⓒ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목동점 더로비 매장 전경ⓒ현대백화점

백화점업계가 올해도 MZ세대(밀레니엄+Z세대)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이들 소비 가치관에 발맞춰 ‘중고 시장’에 과감한 투자를 하거나 오래 머물며 인증샷 찍기 좋은 디저트 맛집 유치까지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전용 공간까지 만들어 구애를 펼치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에 따르면 최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점포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로 MZ세대가 좋아할 요소들로 채운 게 특징이다. 백화점을 특정 상품을 구매하는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이 아닌 즐기고 싶은 공간으로 꾸미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현대백화점은 지난 13일 1년에 걸친 대대적 리뉴얼 공사를 거쳐 목동점 별관에 ‘MZ전문관’을 만들었다. 기존엔 캐주얼 의류와 SPA 등 전통적인 백화점 영캐주얼 상품군 중심이었지만, 리뉴얼 후엔 MZ세대 팬덤이 있는 신진 패션 브랜드와 콘텐츠를 선보였다.


목동점 별관은 더현대 서울을 벤치마킹했다. 현대백화점이 MZ세대 공략 강화를 위해 더현대 서울 개점 이후 다양한 점포에 적용하고 있는 맞춤형 큐레이션 전략을 더욱 발전시킨 층별 ‘전문관’ 콘셉트를 적용해 젊은층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했다.


이처럼 현대백화점이 MZ세대 맞춤 공간을 선보이는 데에는 앞서 2021년 현대백화점이 오픈한 ‘더 현대 서울’이 코로나19 펜데믹 속에서도 젊은 세대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지난해 매출 9500억원을 달성, 백화점 개점 첫해 매출 신기록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업계서는 경제력이 높은 4050세대와 비교해 MZ세대의 소비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잠재 VIP 고객인 2030 세대가 백화점 매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이들을 충성 고객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특히 MZ세대는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는데 능숙하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효과적이다. 고객 만족도 향상, 고객 유치 등 다양한 장점과도 직결된다. 그간 백화점 업계가 이들을 지속 공략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백화점 신촌점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에 위치한 업계 최초 세컨핸드(Second Hand, 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Second Boutique)’ 전경 이미지.ⓒ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촌점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에 위치한 업계 최초 세컨핸드(Second Hand, 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Second Boutique)’ 전경 이미지.ⓒ현대백화점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어려움 속에서도 백화점 업계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다. 당시 MZ세대를 중심으로 ‘리셀 열풍’이 거세지자 백화점 3사는 일제히 중고거래 시장에 참전하기도 했다. 신상과 명품만 취급하던 백화점업계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롯데는 지난해 잠실 롯데월드몰 2층에 네이버 크림의 오프라인 공간을 업계 최초로 열었다. 경쟁사 신세계는 자사 벤처캐피탈(CVC)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통해 번개장터에 투자했고, 현대는 신촌점 유플렉스 4층에 중고품 전용관인 ‘세컨드 부티크’를 리뉴얼 오픈했다.


MZ세대 유인책으로 디저트 전문관을 꾸미는데 힘쓰고 있기도 하다. 백화점 3사는 오래 전부터 신규 맛집들을 유치하고 있다. 디저트로 유입된 젊은 고객들이 다른 매장도 찾으면서 연관 구매가 이어지고 있어 유명 맛집 유치가 매출에 보탬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기존에 백화점에서 진행하는 식음료 행사는 오래되고 유명한 맛집 등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기 좋은 이른바 ‘인스타그래머블’한 맛집과 손을 잡는 식으로까지 발전했다.


이 밖에도 업계는 MZ세대를 공략할 강력 무기로 ‘팝업스토어’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오프라인 공간의 한계를 넘어 유통 트렌드를 빠르게 소개할 수 있어서다. MZ세대 입장에서도 좋아하는 브랜드를 적극 경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대체적으로 선호하는 분위기다.


더현대 서울은 오픈 후 2년 동안 팝업스토어 약 320개를 운영했다. 이는 이틀에 하나씩 문을 연 셈이다. 해당 기간 연령대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MZ세대 매출 비중은 55%로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 평균(24.8%)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았다.


향후에도 MZ세대를 향한 구애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MZ세대는 SNS 소통을 통환 정보 파급력이 구매력 이상의 효과를 지니고 있는 데다, 유튜브 등을 통한 이들의 입소문은 신규 회원을 창출하는데도 탁월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업계에서 MZ세대를 잡기위해 노력하는 건 백화점 매출로 이어지는 새 공식으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더현대 서울’의 경우, ‘에루샤’ 등 3대 명품 없이도 매출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MZ세대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MZ세대에게 현대백화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점포에 MZ특화 공간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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