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홈술·혼술문화 정착
고물가 지속으로 저렴한 발포주에 대한 기대↑
수입맥주 등 주종 다변화로 성장 정체 고민
신제품 출시 용량 세분화 MZ세대 공략 등 전략 수립
필라이트 제품 이미지ⓒ하이트진로
여름철 성수기를 앞둔 주류업계의 고민이 깊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홈술·혼술문화와 함께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일반 맥주 보다 저렴한 발포주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 하고 있어서다.
발포주는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로 시장 안착에는 일찌감치 성공했으나, 주종 다변화와 함께 편의점 업계를 중심으로 수입맥주 ‘4캔=8000원’과 같은 대형 할인 프로모션의 지속이 발목을 잡았다. 주류 기업들은 발포주 라인업 강화를 통해 해법을 찾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해석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전체 라거맥주 시장에서 발포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에서 2020년 6%로 확대됐다. 하지만, 2021년부터는 7%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시장의 발포주 포함 기타주류의 비중이 50% 안팎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발포주는 맥아 함량 기준이 10% 미만인 주류로 주세법상 일반 맥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주세법상 맥주 세율은 72%에 달하지만 기타주류 세율은 30%로 맥주보다 낮다. 맥주 맛과 유사하지만 맥주 보다 가격이 저렴한 이유다.
2017년 국내 맥주 시장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발포주는 코로나19가 낳은 히트상품이다. 주류업계는 물가 상승으로 경기가 어려워지자 발포주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점유율 확보에 속도를 높였다. 소비자들은 수제맥주 만큼 넓어진 선택지에 열광했다.
발포주의 가성비 공식이 통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주류회사인 하이트진로가 보여줬다. 하이트진로는 2017년 4월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을 위해 90년 역사 주류 제조 노하우를 녹여 가성비 주류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국내 발포주 시장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가 대박을 치자 경쟁사 오비맥주가 2019년 발포주 ‘필굿’을 내놓으며 시장을 대폭 확장했다. 지난해에는 신세계L&B가 맥주 첫 사업으로 발포주 제품을 채택하며 향후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시장 판이 커지고 마니아 층이 어느정도 확보되면서, 이들 기업은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쏟아내는 등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데 공을 들였다. 맛의 다양성 확보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지를 확보하고 용량을 세분화하는 등 맥주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필굿 제품이미지ⓒ오비맥주
◇ 가성비 무기로 시창 안착엔 성공…주종 다변화 ‘발목’
하지만 주종이 다변화 되고 수입맥주 묶음 할인 행사의 지속되면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발포주가 국내 시장에 등장할 때만 해도 가성비를 무기로 ‘가벼운 음주’에 대한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배경이 됐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수제맥주 실적은 해마다 역대 최대를 경신하고 있다. 주종 다변화로 인해 수제맥주 수입액은 다소 둔화됐지만 수치적으로 성장세는 여전하다. 업계는 올해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입맥주 시장이 급성장한데에는 소비트렌드 변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맥주업체들이 생산하던 라거 맥주에만 길들여졌던 소비자들은 다양한 맛을 갖춘 수입맥주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수입맥주는 다양한 맛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홈술 시장을 뺏기 위한 가성비 주류 시장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편의점을 중심으로 RTD 하이볼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는 중이다. 완성형 상품이어서 별도의 제조 과정 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일반 주점 대비 40~50%가량 저렴하다.
상황이 이렇자 하이트진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홈술 시장을 잡기 위해 다양한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예상되는 고물가 경제 침체기 지속에 따라 레귤러 주류 대비 강점을 앞세워 '가성비' 메시지 전달 활동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헬시 플레저’ 열풍에 맞춰 국내 최초로 통풍 환자도 자유롭게 즐길수 있도록 출시한 퓨린 저감 발포주인 ‘필라이트 퓨린 컷’을 선보인 것과 같이, 올해도 소비자를 한번 더 놀라게 할 한정판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경쟁사 오비맥주는 올해 Z세대 공략에 적극 나선다. 굿즈와 각 브랜드의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목표다. 고래를 활용한 마스코트 캐릭터 이름 공모, 인기 개그 유튜버 ‘피식대학’과 라이브 방송, 다양한 브랜드 굿즈 제작 등을 통해 접점 좁히기에 속도를 낸다.
후발주자 신세계L&B는 330ml와 500ml 두 용량의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매장 진열을 강화하는 등의 영업 활동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가정용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필라이트나 필굿과는 달리 유흥시장에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시장 내에 발포주를 포함한 다양한 주종의 출시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지만, 최근 물가인상 등 시장 환경에 고려했을 때 가성비를 메인 콘셉트로 하는 발포주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류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발포주가 기타 주류(맥주, 하이볼) 등과 비교해봐도 여전히 가격 경쟁력에서 조금 더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1L 페트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다변화 된 용량 측면에서도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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