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실패가 곧 경쟁력… 항공 잘하는 'IT회사' 될 것"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3.03.14 15:31  수정 2023.03.14 15:31

IT기반 구독 및 개별 맞춤형 여행 서비스 등 개발 단계

타 항공사 대비 빠르게 신기재 도입… 비용절감 기대

올해 항공기 10대까지 늘린다… 매출 1460억 달성 목표

"LCC 전성기 이끈 과거 영광 되찾을 것"

조중석 이스타항공 신임 대표가 14일 서울 강서구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재운항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스타항공의 경쟁력은 실패의 경험이다. 대주주나 경영진이 항공사를 잘못 운영하면 항공사가 어떻게 되는지 분명히 알려주는 사례다. 그 가운데서 가장 큰 고통을 받은 것은 직원들이다. 지금 직원들은 '어떻게든 살리자, 어떻게든 성공하자, 어떻게든 띄우자, 다시는 이런일을 겪지말자'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우리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14일 이스타항공 조중석 대표는 서울 강서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재운항을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스타항공의 경쟁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3년 만에 다시 비행을 시작하는 이스타항공의 의지는 아이러니하게도 3년간 비행을 쉬게 되면서 생겼다.


3년 만에 나타난 이스타항공의 목표 역시 3년 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프로모션 출혈경쟁, 이름만 다른 LCC(저비용 항공사)업계의 관습에서 벗어나 이스타항공 만의 차별점을 갖겠다는 목표다. 이렇게 찾은 경쟁력이 바로 IT기술이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모든 산업계가 IT기술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는 만큼, IT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려 'IT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예약부터 운송, 고객관리, 운항 등 모든 단계에서 IT 기술을 접목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유상종 이스타항공 경영총괄 전무는 "지금은 IT가 없으면 회사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시대"라며 "IT를 잘하는 항공사가 될 것이냐, 항공을 잘하는 IT회사가 될 것이냐가 문제다. 우리는 항공업을 잘하는 IT회사가 되겠다"고 했다.


이어 "기본 시스템은 갖췄고, 추가 시스템에 대한 개발을 하고 있다"며 "개별 맞춤형 여행서비스, 구독서비스, AI(인공지능)기반 평생 반려 여행 안내 서비스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이스타항공 영업운송 총괄 이경민 상무, 조중석 대표, 경영총괄 유상종 전무, 이정 정비본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포화된 LCC시장에서 재운항을 통해 다시 일어나야 하는 만큼 운항편을 대폭 늘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기재 도입에도 나선다. 현재 3개 수준인 항공기를 올해 10개까지 늘리고, 신기종을 도입해 비용 절감 효과도 함께 가져가겠다는 계산이다.


조 대표는 "VIG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재 도입 업무는 선제적으로 추진해 왔다"며 "운영자금이 투입되고 AOC발급 이후 임대사들도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빠른 기재도입을 통해 올해 운항편을 크게 늘려 상반기 제주행 티켓을 하루 4500석 이상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최근 크게 오른 제주행 티켓이 이스타항공의 투입으로 인해 전반적인 가격 안정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민 이스타항공 영업운송 총괄 상무는 "부족해진 제주행 공급의 3분의 2는 이스타항공이 커버할 수 있다고 본다"며 "코로나 이전보다 부족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2월에 있었던 공급부족은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국제선 운항도 추진한다. 빠르면 7월, 늦어도 9월에는 국제선 취항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국제선은 하반기 7호기 도입과 함께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며, 국내선과 국제선을 예정대로 운항해 올해 매출 146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으로 인한 LCC항공사 합병에 대해서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에어부산, 에어서울, 진에어가 합병해 거대 LCC가 생길 경우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남은 LCC들 사이 협력을 통해 오히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조 대표는 "3개의 LCC가 하나로 합쳐지면 자연스럽게 남은 LCC들 사이 합종연횡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며 "M&A의 형태가 아니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로 협력할 부분이 생길 것 같다. 나름대로의 연합군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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