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올라도 공매도는 손실 미약
개인 지는 구조…공정성 제고 必
ⓒ게티이미지뱅크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주가가 급등세인데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감지된다. 급기야 화가 난 투자자도 관측된다. 왜 그런가 들여다보면 역시나 공매도가 문제다.
표면적으론 에스엠을 두고 하이브 측과 카카오 측이 싸우고 있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 않다. 물 밑에서 공매도와 개인투자자들 간 싸움이 어쩌면 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실제로 공매도 거래금액이 연일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도 ‘빚투(빚내서 투자)’로 맞서고 있는 형세다.
이달(3월2~10일) 에스엠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은 128억원에 달한다. 이에 맞선 에스엠의 신용융자잔고 규모는 지난 9일 기준 1016억2100만원으로 집계됐다.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기 전인 지난달 1일(608억5900만원)과 비교하면 67%나 불어난 규모다.
주가가 뛰었으니 일단은 개인의 승리라는 말이 나오지만 모르는 말이다. 싸움은 지금부터다. 사실상 공매도는 손해를 보지 않았다.
공매도 세력이 손절을 위한 ‘숏 스퀴즈(short squeeze)’에 나서야 개인의 승리로 끝이 난다. 그런데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상환기간은 1년이라 버티면 된다. 게다가 실질적으로 1년이 도래하더라도 연장하면 돼 사실상 무기한이다. 개인의 공매도 상환기간이 최대 90일인 것과 대조된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축인 공매도는 사실상 지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개인이 화가 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게다가 자본력도 다르다. 실제로 에스엠을 보면 공매도 거래대금이 불어나자 하방 압력이 올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에스엠은 최근 두 거래일 동안 주가가 7%가량 미끌어졌는데 양일 간 몰린 공매도 거래대금만 394억원에 달한다. 지난 10일에는 하루 동안 265억원에 달하는 공매도가 이뤄졌는데 이는 일일 기준 올 들어 두 번째로 많은 거래 규모다.
외국인의 시장 참여와 공매도에 대한 순기능이 증시에 미치는 긍정효과를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공매도가 늘 이기는 구조라는 건 별개의 문제다.
개인의 투자 손실에는 대체로 책임을 묻는 분위기다. 왜 본인이 손절 타이밍을 못 잡았냐는 비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같은 논리라면 공매도도 오판을 했을 때 손실을 봐야 한다.
선진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공매도가 불공정하다는 개인들의 주장도 이제는 합리성을 따져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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