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값 더 오른다고요?”…직장인 잡는 ‘물가’, 상승 아직 안 끝났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3.02.14 06:43  수정 2023.02.14 06:43

지난해 4분기 서울 평균 식대 1만2286원

프랜차이즈 햄버거 업계도 인상 대열에 합류

앞으로도 전기료·가스요금 등 인상요인 다분

직장인 “점심 식사가 부담스럽다” 한숨 쏟아져

서울 시내 한 음식점 앞에 음식 메뉴 가격이 게시돼 있다.ⓒ뉴시스

1만원으로는 점심 한 끼도 사 먹기 힘든 시대가 됐다. 2021년만 하더라도 9000원대였던 서울 직장인들의 평균 식대 결제 금액이 지난해 1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구내식당 평균 식대도 크게 올라 7000원을 넘볼 기세다.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14일 모바일 식권서비스 운영하는 푸드테크 기업 ‘식신’에 따르면 자사 서비스 ‘식신e식권’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서울의 평균 식대 결제 금액이 1만2285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9180원) 대비 33.8% 급증한 수치다.


구내식당 물가가 뛴 게 가장 두드러진다. 2021년 4분기 구내식당 식대 평균 가격은 5317원이었지만, 지난해 4분기 685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그럼에도 일반 식당을 이용하는 평균 금액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가장 저렴한 편에 속했다.


연초부터 외식물가 역시 오름세가 심상찮다. 먹거리 물가는 지난해부터 뛰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국제 곡물 가격 상승 영향이 주원인이었다. 앞으로도 전기료·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과 더불어 구인난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 밥값을 올릴 요인만 잔뜩 쌓였다.


최근만 하더라도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맥도날드의 경우 지난해부터 6개월에 걸쳐 최대 세 번 인상했다. 불황 국면이 본격화됨에 따라 저가 소비가 선호되면서 햄버거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컸으나 상황이 반전됐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주요 메뉴 판매가를 평균 5.4%, 노브랜드버거는 메뉴 23종 가격을 평균 4.8% 인상하기로 했다. 노브랜드버거는 15일부터, 맥도날드는 16일부터 조정된 가격으로 판매된다. 맘스터치는 내달 중 인상하는데, 현재 인상폭을 두고 논의 중에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계속되는 국내외 원재료 및 물류비 비용 증가로 고객에게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전체적인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했으며, 맥런치의 경우 주요 인기 세트 메뉴 가격을 5000원대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 인상된 가격표가 게시돼있다.ⓒ뉴시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점심 식사가 부담스럽다”는 한숨이 쏟아지고 있다.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30 직장인의 52.8%가 도시락 등 혼밥을 하게 됐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계 물가 인상이 본격화 하면서 외식을 삼가고 편의점에서 홀로 도시락 등 간편식을 통해 끼니를 해결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간편식 품목이 다양해지고 집밥과 크게 차이없는 수준으로 품질 개선이 이뤄진 것도 간편식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문제는 이러한 외식 물가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외식 대표 조리용 원재료인 밀 가격이 급등했고 식용유 가격도 올랐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도 운송료 부담을 늘려 식자재 비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외식물가를 비롯한 높은 물가와 그간의 금리 인상 효과로 올해 민간소비는 위축될 공산이 크다. 이 여파로 내수가 제약받으면 경제성장 동력도 약해지기 마련이다. 지난해 4분기만 보더라도 내수를 떠받치던 소비가 꺾이면서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0.4%)을 기록한 바 있다.


정부는 물가 상승세가 완만히 둔화할 것으로 보면서 올해 안에 경제정책의 무게추를 ‘물가 안정’에서 ‘경기 대응’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정부 바람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공요금에 이어 택시·버스요금까지 잇따라 인상되면서 5% 고물가 시대가 더 길어질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전기·가스비 인상에 교통비까지 물가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 상당해 상반기까지는 물가인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어 “물가가 상승하면 소비자들이 1차적으로 소비를 줄이는 게 외식이기 때문에 공급자들도 함께 힘들어질 수 있다”며 “오히려 이런 시기에는 가격을 내려 많이 파는 것이 당장의 이익은 적더라도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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