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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계속된다'...전장연 박경석 대표 [뉴스속인물]


입력 2023.01.03 06:32 수정 2023.01.03 06:38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 뉴시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 뉴시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새해 첫 출근일인 2일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13시간 동안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인 가운데 3일 10시30분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시위를 재개할 계획이다. 장애인 이동권이 비장애인 수준으로 보장될 때까지 올해에도 '지하철 행동'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의 강제 조정으로 5분 이상 운행 지연을 하지 못하게 되자, 5분 이내로 지하철에 탑승해 시위하겠다는 새로운 방식도 도입했다.


하지만 새해 첫 출근길 시위는 서울교통공사의 저지로 무산됐다. 이날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5분'이 표시된 시계를 가져와 이목을 끌기도 했다.


새해 첫날 출근길부터 시작된 전장연의 움직임에 시민들의 볼멘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이들의 대표인 박경석 대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에서 탑승을 시도하고 있다. 전장연은 법원 조정안에 맞춰 5분 내 탑승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뉴시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에서 탑승을 시도하고 있다. 전장연은 법원 조정안에 맞춰 5분 내 탑승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뉴시스

전장연은 2일 오전 9시 13분께 기자회견을 하고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숙대입구역 방면 열차 탑승을 시도했다. 이날 동원된 전장연 회원은 약 20명.


이들은 '5분'이 표시된 시계를 들고 열차 탑승을 시도했지만,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에게 가로 막혔다. 이들은 팔짱을 끼고 '스크럼'을 짜는 방식으로 전동차 탑승을 가로막았다.


이에 박 대표와 회원들은 다른 승강장으로 이동해 계속 승차를 시도했으나 오전 10시 30분께까지 탑승에 실패했다. 박 대표는 휠체어에서 내려와 시민들에게 세배를 하기도 했다. 삼각지역장의 계속되는 경고 방송을 들으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전장연이 들고 나온 '5분'이 표시된 시계는 법원 조정안을 수용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19일 서울중앙지법은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 및 박경석 전장연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공사가 2024년까지 19개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아울러 전장연은 지하철 승하차 등의 관련 시위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강제조정을 했다.


그러면서 전장연이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5분을 초과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면 1회당 5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전장연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법원 조정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5분 이내로 전동차 탑승을 하겠다는 것.


하지만 서울시의 입장은 달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같은 날 한 방송에 출연해 "1분만 늦어도 큰일 나는 지하철을 5분씩이나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무관용 강력 대응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대국민 세배를 하고 있다.ⓒ뉴시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대국민 세배를 하고 있다.ⓒ뉴시스

그렇다면 전장연의 요구사항은 뭘까.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지난 2021년 12월 3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처음 시작됐다. 현재는 지하철 2·3·4·5호선 일부 구간에서 전동 휠체어 등을 타고 지하철에 탑승·하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장연의 요구사항은 구체적으로 ▲2023년 장애인활동지원예산 2조9000억원 편성 ▲권리기반 활동지원 제도 정책 마련 ▲2023년 탈시설 자립지원 시범사업예산 807억원 편성 ▲기존 거주시설 예산의 탈시설 예산 변경사용 ▲장애인 이동권 예산 제도 개선 ▲만 65세 미만 노인장기요양 등록 장애인의 활동지원 권리보장 등이다.


전장연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해 3월 말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와 면담을 갖기도 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박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TV토론을 펼치기도 했다.


이후로도 박 대표는 MBC 라디오 등에 출연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전날에도 박 대표는 소셜네트워크(SNS)에 "23년에는 '무정차를 막아주십시오. 토끼처럼 껑충. 장애인 권리를 시민권으로 포함시켜 주십시오"라며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시위가 장기화 되다보니 시민들과의 마찰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위로 열차 운행이 지연되는 상황이 1년째 반복되다 보니, 시위 초창기 전장연을 옹호하던 시민 여론까지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1960년생인 박경석 대표는 경북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했다. 대학교에 다니던 1983년 경주시 토함산에서 행글라이더를 타다 추락 사고를 당해 척수 장애를 갖게 됐다.


장애를 얻게 된 이후 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1991년 숭실대학교 대학원 사회사업학과에 입학해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3년 노들장애인야간학교를 설립했다.


장애인 이동권 관련 투쟁에 뛰어든 건 2001년 오이도역에서 장애인 리프트 추락 사고부터다. 2002년에는 발산역 장애인 리프트 추락사고와 관련해 단식 투쟁을 했으며, 2010년에는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 청사를 몇 달 간 점거농성하기도 했다.


2007년부터는 전장연을 출범하며 상임대표로 지내고 있다. 전장연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장애인의 기본적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전국규모의 법정·비법정 장애인단체와 190여 개의 지역 장애인·시민사회·노동·인권·문화예술단체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회원으로 구성된 연대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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