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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노리는 ‘카페베네’, 저가 커피 난립 속 옛 영광 되찾을까


입력 2022.12.22 07:05 수정 2022.12.22 07:05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2008년 진출, 매장 한때 1000곳

2016년 본사 자본잠식 돌입

2019년 BI교체 후 재도약에 속도

카페베네 매장 이미지ⓒ카페베네 카페베네 매장 이미지ⓒ카페베네

한때 성공가도를 달렸던 커피프랜차이즈 카페베네가 옛 영광 되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후화 된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신규 BI를 적용한 매장을 오픈하고, 신메뉴도 꾸준히 발굴하는 등 잰걸음을 이어가는 중이다.


카페베네는 2008년 서울 천호동에 1호점을 냈다. 이후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첫 매장이 들어선 지 5년 만인 2013년 1000개 매장을 돌파하면서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여겨졌다.


당시 국내는 막 커지기 시작한 스타벅스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카페 프랜차이즈는 없었다. 커피산업도 이제 막 도약을 하던 시기였다. 카페베네는 커피 외에 와플, 빙수, 젤라토 등 기존 카페가 도전하지 않았던 ‘디저트 카페’를 표방하며 시장의 빈틈을 노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카페베네는 예능 ‘지붕 뚫고 하이킥’ PPL 뿐만 아니라 한예슬을 내세운 스타마케팅 등 다양하고 공격적인 홍보로 유명세를 탔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은 가맹점 확대, 매장의 매출증대로 이어지는 높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영광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외형이 빠르게 성장한 데 비해 속은 곪아가고 있었다.당시 김선권 전 대표가 공격적으로 추진한 신규 사업 및 해외투자가 줄줄이 실패로 이어졌고, 수익성이 그만큼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은 내리막을 걸었다.


커피산업의 성장도 카페베네의 발목을 잡았다. 카페 매장이 우후죽순 출범하고 이디야 등 저가브랜드까지 등장하면서 파이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도 저가 브랜드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서 카페베네는 정체성을 잃어갔다.


기업 실적이 나빠지자 가맹점과의 관계도 자연스레 악화됐다. 자금의 대부분을 부채 상환에 활용하게 되면서 물류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가맹점에 약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가맹점주들도 카페베네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통을 분담해야 했다.


카페베네는 2016년 누적된 적자가 처음 납입한 자본금을 넘어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결국 그해 김선권 전 대표와 이별하고 외국계 사모펀드가 주죽이 된 합작법인을 새주인으로 맞았다. 이후에도 실적은 회복되지 않았고, 2018년 1월 카페베네는 서울회생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카페베네 강릉안목점 내부 이미지ⓒ카페베네 카페베네 강릉안목점 내부 이미지ⓒ카페베네
◇ 카페베네 화려하게 부활할까…과당경쟁 ‘발목’ 우려도


최근 카페베네는 화려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먼저 재도약을 위해 2019년 BI를 전면 교체했다. 기존 카페베네의 갈색 간판에서 흰색 간판으로 교체하면서 매장 분위기도 변화했다. 고양이 캐릭터 ‘베네캣’도 함께 공개했다.


특수 매장 출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동네 카페베네’라는 콘셉트로 DI(Drive In) 매장, 펫 프렌들리 매장, 역사 내 키오스크 설치 등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매장을 연달아 오픈했다. 지난해 12월에는 1인 소자본 창업자를 위한 딜리버리 특화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고객 몰이를 위한 신메뉴 개발에도 열심히다. 국산 흑임자, 제주 녹차, 고흥 유자 등 국산 원재료 가득 담은 음료 출시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는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카페베네는 2023년 새로운 재도약 해로 정하고 합리적인 소비자들을 위해 국내 모든 카드사 카페 업종 혜택 가맹점에 가입해 소비자들이 다양한 혜택을 받을수 있도록 구축할 예정”이라며 “하반기 신규 멤버십 APP 론칭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를 즐기는 트렌드에 발맞춰 도심과 같은 특정 지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각 지역별 상권,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매장을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며 “해외 매장 중 특히 K-Culture를 열망하는 대만 내 카페베네 매장을 늘려 대한민국 대표 토종 커피 브랜드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업계서도 카페베네의 부활을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여전히 치열한 업계 경쟁 상황 등을 감안했을 때 당분간 예전의 위상을 회복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격이나 디저트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접근성도 예전과 같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는 과거와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저가 커피 브랜드는 저비용으로 청년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손쉽게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이점에 효율성까지 높아, 올해 상반기 창업과 관련해 가장 뜨거운 키워드가 됐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카페베네에서 부활을 위해 최신 트렌드에 맞게 특화매장도 출점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 하지만 특화매장과 국내산 식재료 활용은 다른 카페서도 하고 있는 노력으로 특별해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가 커피브랜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MZ세대들의 관심이 높은 브랜드와 꾸준히 협업을 진행하고, 사이드 메뉴를 개발하는 등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카페베네 역시 옛 영광을 찾기 위해서는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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