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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주자들 성에 안 차" 주호영 발언 파장…'윤심' 담겼나


입력 2022.12.06 00:10 수정 2022.12.06 04:54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주호영 '당대표 조건' 발언 미묘한 파장

정진석도 "MZ에 공감하는 지도부" 거론

당내 해석 분분…당권주자 일부는 '불편'

'윤심' 담겼나 촉각, 일각선 한동훈 언급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비공개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의장실을 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비공개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의장실을 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현 당대표 후보들에 대해 "당원들의 성에 차지 않는다"고 한 발언이 당 안팎의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 구도를 바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시각이 해당 발언에 투영된 게 아니냐는 점에서다. 주 원내대표는 "원론적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당 안팎의 해석은 분분했다.


특히 해당 발언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저 회동 이후에 나왔다는 점, 보수의 본산인 대구에서 나왔다는 점, 또한 누구보다 신중한 성격의 주 원내대표가 이례적으로 당권 주자들의 이름을 직접 호명했다는 점 등에서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연관 기사 : 주호영 "현 당권 주자들 다 성에 안 차…당원들 고민">


실제 이름이 거론됐던 윤상현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 원내대표가 당대표 조건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수도권 승부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MZ 세대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공천 갈등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등이다.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도 "주 원내대표의 눈에 아직 성이 차지 않는 저도 성에 찰 때까지 더 노력하겠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이에 앞서 김기현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도권 출신 당대표가 돼야 총선을 이길 수 있다거나 또는 그 반대라거나 하는 주장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검증된 능력과 그 성과로써 평가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난 4번의 총선 결과를 보더라도 최소한 수도권 당대표를 내세워야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주장은 틀렸다"며 불편함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한 원론적인 언급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주 원내대표는 "총선 승리 조건을 갖추거나 가까운 분이면 좋겠다는 말"이라며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한 게 아니라 일반론을 말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발언 배경도 자의가 아닌 토론회 현장 질의응답 과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당대표 외부 영업 얘기가 왜 나오느냐'는 질문에 당원들이 보기에 지금 당대표 준비하고 있는 분이 성에 차지 않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한 것이지 누군가를 평가했다거나 제 성에 차지 않는다고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의 해석은 분분했다. 일부는 주 원내대표가 '성에 차지 않는 후보'에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의 깊게 살펴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이날 "MZ세대 새로운 물결에 공감하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탄생하길 바란다"며 주 원내대표와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남겨 더욱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심'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주 원내대표 발언의 의미는 한동훈을 윤심에 두고 있지 않냐, 그것을 띄워서 여론을 들어보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고,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한 장관을) 가장 선호할 것"이라며 "지금 경쟁자들은 유승민 전 의원을 이길 가능성이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내에서는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윤심'이 일부 포함돼 있을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다만 인물에 대한 호불호나 한 장관과 같은 특정인을 고려한 행보는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안정적인 국정운영 뒷받침에 더해 차기 총선 승리가 절실한 데 현재 확실한 카드나 방법론이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고, 대통령실도 같은 인식을 하고 있지 않겠느냐"며 "주 원내대표는 당과 대통령실 저변의 공통적인 문제 인식을 말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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