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기적 쓴 벤투호, 조 추첨부터 쏠렸던 ‘우주의 기운’


입력 2022.12.04 00:01 수정 2022.12.04 00:01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조 추첨서 죽음의 E조 대신 수월한 H조 편성

조별리그 3경기 모두 한 경기장에서 치르는 혜택

우루과이에 복수 외친 가나의 완벽 도움까지 받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포르투갈에 2대1로 승리한 뒤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포르투갈에 2대1로 승리한 뒤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보다 더 완벽한 드라마가 있을까.


한국 축구대표팀이 카타르월드컵에서 또 한 번 기적을 쓴 것은 4년 동안 다져온 ‘빌드업 축구’의 결실이자 선수들의 포기를 모르는 투혼, 온 국민의 염원이 어우러진 응원의 결과물이다.


기적의 드라마를 완성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행운도 필요한데 이 또한 완벽했다.


지난 4월 열린 조 추첨부터 ‘우주의 기운’이 쏠렸다. 한국은 조 추첨에서 스페인, 독일, 대륙간 플레이오프 승자(코스타리카)와 E조에 편성될 수 있었다. 무려 그 확률이 한 때 50%였다. E조는 ‘죽음의 조’로 꼽혔다.


하지만 한국은 죽음의 조를 피하고 포르투갈, 가나, 우루과이와 한 조에 묶였다. 한국 대신 일본이 E조에 들어갔다.


일본이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하긴 했지만 만약 한국이 E조에 포함됐다면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었다. 독일을 상대로 월드컵에서 2연승을 거두기 쉽지 않아 보였고, 무적함대 스페인의 전력도 막강했다.


일정 또한 완벽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렀다. 카타르의 면적이 넓지 않았어도 익숙한 경기장을 벗어나지 않는 것은 한국에 행운이었다. 이는 개최국 카타르조차도 누리지 못했던 혜택이었다.


H조에 편성돼 월드컵 직전 안와골절 부상을 당한 손흥민이 하루라도 좀 더 회복 시간을 벌 수 있었다는 점도 호재였다.


2연승으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한 포르투갈은 한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핵심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연승으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한 포르투갈은 한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핵심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기에 H조 최강으로 평가 받은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게 된 것도 한국으로서는 행운이었다.


이미 2연승으로 16강행을 확정했고, 조 1위도 유력했던 포르투갈은 한국과 경기에 힘을 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예상대로 한국전 선발 라인업 11명 중 6명이 이번 대회 첫 선발로 나섰고, 4명은 월드컵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포르투갈의 실질적 에이스인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도 선발서 제외됐다. 물론 포르투갈은 주전이 아닌 선수들의 실력도 출중했지만 벤투호가 빈틈을 잘 파고들었다.


여기에 악연으로 얽힌 우루과이와 가나가 H조에 들어온 것도 한국의 16강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2년 전인 2010년 남아공 대회 8강전서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의 나쁜 손에 가로막혀 월드컵 4강 진출에 실패했던 가나는 다시 만난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필사적으로 16강 진출을 가로막았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0-2로 끌려가며 16강행이 어려워진 가나는 사실 최선을 다할 이유가 없었는데, 12년을 기다려온 복수를 위해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해 우루과이의 추가골을 막아냈다.


지난 4월 열린 조별리그 조 추첨을 시작으로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도하의 기적’이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