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만들어야 하나 고민 했지만…이한산 대첩이야말로 제대로 그려야 한다고 생각”
“‘7년 전쟁’이라는 드라마도 탄생…이순신은 물론, 불철주야 뛰어다녔던 주인공들도 등장”
‘2022 콘텐츠 인사이트’에서 김한민 감독이 ‘이순신 유니버스’ 탄생 비화를 밝혔다.
27일 오전 홍릉 콘텐츠 인재캠퍼스에서 ‘2022 콘텐츠 인사이트’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김한민 감독과 정서경 작가가 참석해 ‘IP: 세계관의 탄생’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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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 등을 연출한 김 감독은 ‘이순신 당신은 누구십니까?-3부작으로 그린 이순신 유니버스’를 주제로 이순신 IP의 탄생 비화를 전했다. 김 감독은 ‘명량’, ‘한산’에 이어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편인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의 제작을 앞두고 있다.
‘명량’의 후속작을 연출하면서 고민이 없지는 않았다. 김 감독은 “‘한산’ 시나리오는 ‘명량’을 끝내고 나왔었다. 작가를 통해 나왔는데, 처음 한 생각은 ‘굳이 이걸 내가 왜 만들어야 하지?’였다. ‘‘명량’의 성공에 힘입어 후속작을 내놓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런데 ‘한산’에 대해 생각을 쭉 하면서 고쳐먹었던 게, 이순신의 해전들이 각각의 특징들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하더라. 그래서 ‘한산’도 꼭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산 대첩이야말로 제대로 그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더라”라고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를 밝혔다. 더불어 “이순신 장군의 지략적인 지점, 담대한 지점들을 알면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 역사적인 자긍심이나 이런 것들을 고양할 수 있을 것 같더라. 그런 걸 ‘국뽕’이라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어쨌든 그랬다”라고 ‘한산’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3부작으로 담아내고 있지만, 매 작품 새로운 배우들이 연기를 이어나가는 것이 새롭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그간 시리즈물에서는 배우들, 특히 주인공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의 출연이 세계관 공유의 핵심으로 꼽히곤 했던 것. ‘명량’에서는 최민식이 이순신을 연기했으며, ‘한산’에서는 박해일이 청년 이순신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노량’의 이순신은 김윤석이 연기할 예정이다.
김 감독이 그 이유에 대해 “사실은 최민식과 ‘명량’을 이야기할 때 나머지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민식 선배께선 ‘한 작품만으로도 쉽지 않았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을 처음에는 서운하게 들었다. 그러나 해전의 특징이 명확한 만큼 그 특징에 맞게 배우를 캐스팅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순신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 같더라. 가상의 인물이라면 이상했겠지만, 역사 속에 실존한 인물이시다. 그 인물의 본질을 잘 다룰 수 있는 배우들이라면 어쩌면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실존 인물을 다루는 만큼 주의할 점도 없지는 않았다. 김 감독은 이순신을 그려내는 과정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연구를 했다기보단 상상을 많이 했다. 그 앞에는 항상 난중일기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굉장히 과묵하고, 단아한 선비와 같았다는 표현이 있었다. 그 표현이 맞다는 느낌이 난중일기를 보며 들었다. 굉장히 간결하고 담백하다. 의외로 자기 감정에 대해서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어떤 기록들은 본인이 좀 거칠고 간략하게 썼다면 다시 보강해서 쓰기도 하시고. 바른 안목과 몸에 벤 성실함, 탁월한 집중력이 있었던 분이라고 여겼다”라고 자신이 분석한 이순신에 대해 설명했다.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작품을 할 때 불거지는 고증과 재해석 사이 논란도 언급했다. 그는 “상상력 발휘라는 표현보다는 해석력의 발휘라는 표현을 더 쓰고 싶다”고 말하면서 “고증은 기본 토대가 돼야 하는 것이지만 그걸 어떻게 통찰하고 해석하는 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그 해석이 현재 관객들에게, 특히 대한민국 관객들에게 솔직하게 던지고 싶은 지점이 있다면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 것들을 극복하는 용기를 발휘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명량’에서도 이러한 선택의 순간이 있었다고. 그는 “‘명량’ 당시 이순신의 대장전에선 백병전이 없었다고 지적하셨다. 그렇게 묘사한 건 잘못된 거라고 말하셨다. 그래서 ‘맞습니다. 스스로의 기록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의 대장선에선 백병전이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라면서 “다만 그가 안위의 배를 구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안위의 배에서는 백병전이 있었다. 그런데 그걸 대장선으로 끌고 온 것은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지점에 이순신이 있었고, 그걸 가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선 이순신의 대장선에서 백병전이 벌어지게끔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순신의 사즉생 생각을 백병전을 통해 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부작 영화로 풀어내지 못했던 이야기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도 담아낼 계획이다. 이 감독은 “‘7년 전쟁’이라는 드라마도 탄생하게 될 것이다. 이순신도 주인공이지만, 더 불철주야 뛰어다녔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대본도 거의 나오고 캐스팅도 거의 다 됐다. 내년 상반기 정도 해서 들어가게 될 것 같다. 이 드라마는 캐릭터에 주안점을 많이 두게 될 것 같다. 미장센도 스케일감 있게 보여줄 예정이다. 사극에선 의상과 소품, 미술이 매우 중요한 장르라고 여긴다. 우리나라의 사극을 좀 더 스케일 있게 멋지게 보여주자는 생각”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2022 콘텐츠 인사이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콘텐츠 창작자와 현업인을 위한 콘텐츠 산업 거장들의 강연을 선보이는 자리로, 27일부터 28일까지 총 2일간 개최된다. 콘텐츠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 콘텐츠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콘텐츠산업의 트렌드와 향후 발전 방향을 전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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