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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명분 없이 폭주하는 청불극, 더 이상 극장에 설 자리 없다


입력 2022.09.28 08:15 수정 2022.09.28 14:1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누적 관객수 34만 7873명

영화 '늑대사냥'이 '본 적 없는 파격적인 청불 액션'을 내세우며 관객들 앞에 나섰다. 하지만 사실상 이를 이유로 외면 받고 있다. 청소년관람불가지만 사람을 짐승처럼 도륙하는 장면이 매 매 순간 등장하는 등 잔혹한 수위로 호불호가 갈리는데 이어 이야기마저 탄탄하지 못한 영화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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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늑대사냥'은 27일 일일 관객 수 2만 3159명을 기록했다. 개봉 첫 날 7만 8995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로 등장했지만, 다음 날부터 바로 2위로 떨어지더니 개봉 한 주 만에 관객 수가 약 3분의 1가량 감소했다.


개봉 첫 주말에는 19만 4848만 명에 그쳤다. 이는 개봉 3주째 장기 흥행 중인 '공조2: 인터내셔날'이 같은 기간 48만 4433명을 기록한 것에 비해 반도 못 미치는 수치다. '늑대사냥'의 손익분기점은 220만 명. 현재 누적 관객 수는 37만 1032명으로, 지금 이 추세라면 흥행 실패가 자명하다.


'늑대사냥'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태평양에서 한국까지 이송해야 하는 상황 속, 지금껏 보지 못한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 영화로, '공모자들', '기술자들', '변신' 등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의 신작이다. 서인국, 장동윤 두 청춘스타들의 연기 변신을 예고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개봉 전에는 제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프랑스 에트랑제 국제 영화제, 미국 판타스틱 페스트의 호러 부문 공식 초청을 받았다.


해외 영화제 수상은 영화의 장르성에 기반한 선전한 결과지만 국내 대중에게는 수치적으로 선택받지 못한 모양새다. 김 감독과 배우들은 영화가 "고어물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지만, 관객들 잔상에 남은 건 사방에 튀는 피와 머리가 깨지고 팔, 다리, 목, 다리 얼굴 등 신체가 절단 시체들의 향연이다. 치열하게 준비한 배우들의 연기 변신이 아쉬울 따름이다.


영화의 이야기는 신선하지도 탄탄하지도 못하다. 호송선 내부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범죄 액션극에서 초중반부터 SF 괴수물로 방향을 튼다. 괴수의 정체를 이야기 하기 위해선 태평양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영화가 SF로 향해가며 현실과 동떨어질 수록 잔혹한 수위를 적극 활용한 죽고, 죽이는 서바이벌 게임의 반감은 커지고 공포감, 긴장감도 떨어진다.


높은 수위를 활용했던 영화들이 모두 흥행에 실패하는 건 아니다.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는 지나치게 잔혹하고 자극적이라는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두 번이나 받았다. 조정 끝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개봉해 181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나홍진 감독의 '황해'는 범죄 묘사가 지나치게 자세하고 잔혹할 뿐 아니라 폭력신 수위도 높았던 작품이지만, 압도적인 스케일과 현실적인 액션, 그리고 주인공들의 절박한 드라마로 입소문을 타고, 226만 관객을 모았다. 이 작품들은 높은 수위의 영화로 언급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지만 수작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는다.


현재 '늑대사냥'은 CGV 골든에그지수와 롯데시네마 평점도 각각 60%대와 7점 대까지 떨어졌다. 평점 사이트에선 관람객 평점 5점대, 네티즌 평점 4점대가 나왔다. 티켓값이 오른 만큼 관객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공조2'가 장기 흥행 중이며 '인생은 아름다워', '정직한 후보'가 28일 출격을 준비하고 있어 '늑대사냥'의 씁쓸한 퇴장이 예상된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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