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매체 출연, 업계 고충 알려
2006년 '사슬'로 데뷔
"에로 영화의 매출이 많이 떨어졌어요. 매출이 많지 않다 보니 저예산으로 만들 수밖에 없고요. 배우들도 한정돼 있어서 다작을 하다 보니 신선함이 떨어지고 퀄리티가 떨어지고 있는 현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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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도윤은 우리나라 성인영화 영역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다. 2006년 '사슬'로 데뷔해 올해까지 30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다. 2020년에는 개그우먼 김영희가 연출한 성인영화 '기생춘'의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이를 기점으로 '그들만의 세상'에서 한 발자국 나와 채널A '아이콘택트', KBS2 '스탠드업' 등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유튜브에서도 그가 출연해 성인 배우의 고충을 털어놓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민도윤은 그 동안 여러차례 인터뷰에서 밝혀왔듯 성인영화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는 할머니와 아버지를 잘 모시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학로 카페에서 일하던 그에게 지인이 성인 배우를 권유했고, 카페에서 일하는 돈과 비교해 시급이 더 높아 한 번 경험해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성인 영화 배우로 활동하는 것을 본인이 주변에 알리지 못했다. 성인 영화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했다. 그러나 삼촌과 친구들이 곧 그를 알아봤다. 비록 활동을 시작할 때, 선입견 때문에 움츠러들었지만, 현재는 성인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다.
그러나 쉽지는 않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성인 영화 시장이 위축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여전히 에로 영화를 저급한 작품이라고 바라보는 시선으로 음지에서 더 깊은 음지로 몰리는 기분이다.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 자체가 이 시장의 현재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여자 배우가 30명 정도고 남자 배우는 그 숫자의 반이죠. 여자 배우들은 노출이 있어서 남자 배우보다 더 많은 걸 신경써야 하는 직업이죠. 그러다보니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노출도 상업 영화에서 나오는 것과 수위가 다르니 굳이 이런 위험을 감수하려는 사람이 없죠. 그렇다고 대우가 매력적이지도 않으니 제의를 하는 사람도 불편해하고요. 여자 배우는 화보나 다른 매체가 많아지니 그쪽으로 눈을 돌리는 분도 있어요."
작품에 대한 깊이도 고민거리다. 열악한 환경과 완성도가 떨어지는 이야기로 완성되는 작품들과 여전한 편견으로 쳇바퀴를 돌고 있는 것만 같다.
"예전에는 과거에 시나리오 작가분이 직접 대본을 쓰셔서 좋은 작품이 많았어요. 심혈을 기울인 티가 났었죠. 지금은 일반인들이 이야기를 만들어도 되는 수준이라 아쉬워요. 이야기가 짧게 소비되고 나왔던 배우들만 계속 나오니 사람들의 관심을 기대하기가 어렵네요."
그는 케이블 TV와 IPTV에서 꾸준하게 작품이 소비되고 있지만 이는 현상 유지일 뿐 확장으로 나아가기는 어려운 요소라고 바라봤다.
"그 채널들은 성인 콘텐츠만 공급하는 것이 아닌, 다른 일반적인 콘텐츠도 함께 다루고 있으니 가능한 이야기지 않을까요. 또 그 채널에서 국내 작품만 나오는 것도 아니고요. 국내 성인 영화만 촬영하는 팀들은 환경이 나아졌다고 느끼기 힘들죠."
ⓒ민도윤 인스타그램
그럼에도 민도윤은 멈추지 않고 에로 영화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다. 이번에 진행한 인터뷰도 촬영 중 잠시 짬을 내 인터뷰에 응한 것이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지치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에로 영화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시지 말고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성인영화 생존일기①] 에로물의 전성시대는 정말 끝났을까
[성인영화 생존일기②] ‘에로계 이병헌’ 민도윤 “배우가 없어지고 있다, 저예산‧저퀄리티의 반복”
[성인영화 생존일기③] “자연스럽게 소비되길”…사랑받고 싶은 ‘빨간 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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