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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흥행 실패하면 코로나19 핑계…비겁한 공연계, 이대로 괜찮나


입력 2022.09.06 08:01 수정 2022.09.05 18:3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청춘스타' 콘서트 취소, 진짜 이유는 티켓 판매 부진

"공연계 불안감 조성하는 행태, 관객에 취소 이유 정확히 밝혀야"

“코로나19의 급격한 재확산으로 공연이 제작되기에 한계가 있다. 원활한 공연 진행이 불가한 상황이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고심하여 내린 어려운 결정이니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린다.”


당초 9월 9일과 10일 양일간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케이팝 뮤직쇼 청춘스타 TOP7 콘서트-서울’이 공연 취소를 결정하면서 올린 공지다. 팬들과 업계에선 안타까움을 드러냈지만, 취소의 내막을 알고 있는 콘서트 관계자들은 혀를 내둘렀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 ⓒ뉴시스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 ⓒ뉴시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청춘스타’ 콘서트 취소에 좋은 핑계가 됐다. 물론 코로나 영향이 ‘제로’는 아니겠지만 진짜 취소된 이유는 티켓이 예상보다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흥행 실패를 코로나19로 핑계삼은 꼴”이라며 “워낙 프로그램이 큰 이슈 없이 끝나 콘서트 티켓도 반절도 팔리지 않았던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채널A ‘청춘스타’는 지난 5월 19일 첫 방송에서 1.2%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꾸준한 하락세를 이기지 못하고 최종회(8월 4일)에서 0.6%로 막을 내렸다. 1%를 넘긴 회차는 첫 방송과, 두 번째 방송뿐이었고 최저 시청률은 0.4%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선 ‘청춘스타’가 코로나19를 핑계 삼아 콘서트를 취소한 것을 두고 우려 짙은 시선을 보냈다. 지난 3년여간 코로나19로 잇따른 취소와 연기 사태를 맞아야 했던 공연계는 최근에야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이유로 하나의 콘서트가 취소되면, 뒤이은 콘서트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콘서트가 취소됐다고 하면 뒤따르는 콘서트들도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이 콘서트는 취소되는데 다른 콘서트는 왜 진행하냐’는 식의 관객 항의도 나올 수 있다”면서 “콘서트를 열어도 되는 환경임에도 비겁한 핑계가 다른 콘서트들에까지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뮤지컬계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한창일 당시 뮤지컬 ‘위윌락유’와 ‘영웅본색’은 각각 공연 중단, 조기폐막 소식을 알리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결정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다수의 공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의 공연 중단은 ‘흥행 부진’과 ‘페이 미지급’ 때문이었다.


당시 이 뮤지컬들이 코로나19를 핑계로 중단되면서 타 작품들에 실질적인 피해 사례도 나왔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다른 작품이 취소되면서 당시 공연 중이던 우리 작품에도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공연 취소 여부에 대한 문의였는데 그 중에는 ‘다른 뮤지컬은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는데 이 뮤지컬은 진행해도 되는 거냐’는 문의도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제작사는 공연 중단 이유를 관객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했음에도, 코로나19라는 상황을 악용해 관객을 속인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행태는 힘겨운 와중에도 어떻게든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제작사와 스태프들의 사기를 꺾는 일이기도 하다. 이 관계자는 “마치 현재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작품들은 관객이나 배우, 스태프 등의 안전을 등한시하고 있는 것 마냥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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